(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영화 속 구원의 신앙 50: 백룸(16)
2026/10/03 00:13 입력  |  조회수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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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메리가 클락의 가게를 들른 것은 단순히 그가 남긴 음성 메시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그녀가 스스로를 어떤 위치에 두는가를 알 때 좀더 분명해진다. 

 기억하는가? 메리는 클락만큼이나 자기 안으로 회피해 들어간 사람이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자기 내면의 안정을 방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다. 동시에 스스로를 상담사라는 더 높은 위치, 또는 타인에 비해 더 우월한 위치에 둠으로써 자기 내면의 트라우마가 드러나지 않게 하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그녀의 책 내용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삶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지는 않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지금이 당신 내면의 창문을 열어젖힐 때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의 의지의 주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우리의 꿈을 성취할 또다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순간, 당신은 이미 [그 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내면의 창문을 열어 젖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치 자기는 자기 내면의 창문을 열어 구원에 도달한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녀는 자기 바깥에서 도피처를 찾는 클락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사람이다. 그녀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자신만의 도피처가 어떻게 붕괴될지, 또 붕괴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락이, 그가 발견했다는 어떤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서 그녀 내면의 안정적 도피처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가 그 ‘공간’에 대하여, 마치 구원을 발견한 것과 방불한 열정으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그녀가 말한 그대로 했기 때문이다. 그가 드디어 스스로의 삶의 진행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자기 내면의 창문을 열어젖혔으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안다. 자기가 제시하는 구원의 길이 실은 가짜라는 것을. 그것은 자기 자신도 가지 못하는 길, 아니 갈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클락의 선택, 즉 그가 그녀의 말대로 행하여 얻은 구원이라고 믿는 것은 사실 허상이라는 것을. 

 그러므로 그녀가 그의 매장에 들른 동기는 다름아닌 두려움이다. 그가 그녀의 말대로 함으로써 얻었다고 믿은 구원이 실은 가짜라는 것이 들킬까 겁이 나는 것이다. 그렇게 가구점에 가서 그를 만나면, 메리는 어쩔 요량이었을까? 점잖게, ‘당신은 내 말을 오해하고 있어요’ 또는 ‘내 가르침을 잘못 적용하고 있어요’ 하고 말하려 한 것이었을까? 

 하지만 가게에 그는 없었다. 대신, 그가 청색 테이프로 표시해 둔 ‘구원의 문’이 있었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그가 그 안에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클락이 말한 그 ‘공간’, 그녀가 구원이라고 말하던, 그러나 헛것이었던 그것이, 구체적 실체였던 것이다. 그가 얻은 구원은 진짜였던 것이다. 엄마랑 살던 집이 무너진 후부터 그토록 부정하고 그토록 믿지 않았던 인간 외적 도피처가 현실 너머에, 그리고 현실과 맞닿아, 존재했던 것이다. 

 이 ‘공간’이, 자기 내면을 도피처 삼아 회피의 삶을 살던 그녀에게도, 구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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