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이번 주일은 부활절입니다. 금년에는 한국의 황산도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 자동차 헌금을 해주신 장로님에게 브라질너트 한봉지 선물하는 것으로 한국방문 일정을 시작해야 할듯 합니다. 해마다 부활절예배를 마치고 저녁 비행기를 타고 가서 우리 연회에 참석하는 10년 세월의 규칙이 깨졌습니다. 10개의 연회날짜를 정하는 총무협의회에서 우리 연회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은 것인지 말년 총무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인지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우리는 연회날짜에 맞춰 허둥지둥하게 생겼습니다.
강단품앗이 하는 선교사님들
그래서 부활주일 예배는 손동철 선교사에게 주일설교를 맡길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교회와 10년 세월 함께해 오신 이종원 선교사를 비롯해서 안명권, 우경호 선교사님이 목사부재의 강단을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우리교회 학생수련회를 맡아주셨던 원유현 선 교사님께서 우리교회 강단지킴이로 동참하게 되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권사님, 강단을 지켜주시는 목사님들 덕분에 매년 한국에서 권사님을 비롯한 반가운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빌립공방의 김명원 권사, 고상수 집사, 최정자 권사 등등 영은교회 교우들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 맞듯 브라질로 선교하러 가야한다고 폭탄발표를 했을 때 어안이 벙벙하다가 끝내 놔준 고마운 교인들입니다. 다들 바쁘게 살지만 매년 “정찬성 목사가 연회 참석하러 온다”는 임정빈 목사의 공지에 자리를 만들어 냉면 한 그릇이라도 같이 나누며 당신들은 다 목회현장에서 할아버지들이지만 브라질이 뭐 ‘중뿔나는’ 현장도 아니건만 박장대소하며 공감해주는 동기목사님들이 계셔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연회의 감독님들과 남미선교후원회가 있어서 늘 남미에서 목회하는 것을 으쓱하며 연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지방별로 자리가 배정되어 있는데 우리 지방의 자리는 맨 앞좌석입니다. “왜 우릴 맨 앞자리에 배정했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오고가며 다른 이들이 보고 달려와 안부를 묻지 않겠느냐고 하는군요!
연회에 참석하는 동안 멀리서 왔다고 진자리 마른자리 챙겨서 연회 준비하는 어른들과 같은 숙소를 미리 준비하는 총무님께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연회 전후에 양평의 대승이형, 홍천의 재호형 내외, 횡성의 진호형과 가족들, 그리고 춘천의 권감독님과 김영원 원로목사님 그리고 허태수 목사와 김희정 PD는 늘 보고 싶은 분들이며, 가급적 꼭 뵈올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 년 사이에 이면주 목사를 비롯한 몇 분이 세상을 하직했다는 소식을 안타깝게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삼라만상을 심방하려 합니다
이번 연회 참석을 위한 한국방문에서는 포천의 포병부대에서 복무하는 브라질출신 기락군 심방을 비롯해서 제주도 국제학교에서 교사활동을 하는 딸 다운이와 나일즈, 제주 내려간 김에 서귀포의 정성학 원로목사, 서귀포 YWCA사무총장 만남 그리고 아펜젤러 선교센터로 돌아와서 신학대학 졸업반이 된 또니와 대학원 입학과 졸업 후 진로문제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화도 집 주변의 참나물, 잔대, 더덕, 엄나무, 칙, 둥굴레 등 먼저 하늘나라 가신 박순희 권사님이 가꾸시던 산나물 밭에서 넉넉하게 뜯어 들고 처갓집 고양으로 달려가서 처가식구들과 재회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달달한 커피라테 제조법을 잘 배워 와서 더치커피와 핸드드립의 단조로운 구성을 풍성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소꼽친구 원로목사 김진형의 푸른언덕 방문, 절골의 정상묵도 보고 싶고, 강화도의 원로목사님들, 헐몬산악회의 후배목사님들, 박종철 목사와 바그다드에서 함께 커피를 나누던 목사님들, 한국에서 강단여백을 받아보는 독자들, 이번 중앙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는 아내의 제자 한목사...., 안욱이 석인이 관식이 등등 고등학교 동창들, 아내의 직장 동료들과 고양YWCA 김춘애 회장 등등.
이번에도 강화에서의 정신적인 지주이신 신종철 목사님 내외와 식탁 매트와 헝겊 찻잔받침을 손수 만들어 주신 다감하신 함순복 사모님의 건강을 한번 챙겨보고 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