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반지의 제왕: 기나긴 구원의 여정 43
2023/09/15 00:47 입력  |  조회수 : 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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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골룸(2)

 그러므로 프로도가 골룸을 암흑의 땅 모르도르로 가는 길을 인도할 사람으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었다. 아니,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골룸만큼 그 곳의 지리를 경험적으로 잘 알고 그 환경에 친숙한, 더 나아가 그곳 주민들의 성향까지 잘 아는 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직한 샘은 처음부터 그를 의심했다. 그는 처음부터 절대반지에 대한 골룸의 탐욕과 집착이 결국은 자기 주인을 배신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골룸이 제아무리 좋은 성향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있다 해도, 그는 결국 악당이었다. 

 “샘의 추측은 이러했다. 두 반쪽인 스메아골과 골룸(아니면 샘이 마음속으로 이름 붙인 대로 사기꾼과 악당은 휴전과 동맹을 맺었다. 어느 쪽도 적이 반지를 손에 넣는 걸 원치 않았으며, 프로도가 붙잡히는 걸 원치 않았다. 그 둘은 프로도를 되도록 오랫동안 자신들의 눈 아래 두고 싶어하는 것이다. 어쨌든 악당이 프로도가 지닌 ‘보물’에 손을 댈 기회가 생길 때까지는 말이다(『반지의 제왕』 제 4권 90쪽).”

 샘의 이러한 면모는 그가 대단한 통찰력의 소유자인 것을 보여준다. 골룸과 그가 탐내는 절대반지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톨킨이 직접 말한 대로, 그의 이름 ‘샘와이즈’는 번역어이다(사실 『반지의 제왕』 작중 인물명은 모두 그가 영어로 번역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정이다). 호빗들의 언어로 그의 실제 이름은 약간 생소한 ‘바나지르 갈프시(Banazir Galpsi)’로, 약칭은 ‘반(Ban)’이다. ‘바나지르’는 영어로 ‘Semi-wise’, 즉 ‘절반-현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사람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으나, 그것이 깊지 않고 자세하지 않아 상당히 단순한 마음을 가진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이름을 이렇게 표기하면 이상하니까, Samwise로 표기했다고 한다. 

 그의 직업은 빌보와 프로도가 사는 저택 백 엔드의 정원사인데, 톨킨은 그를 부사관 내지는 집사로 묘사했다고 한다. 독자들이 그에게 『반지의 제왕』 인물들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묻자, 그는 조금도 주저함 없이 “샘와이즈 감지”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물론 프로도도 처음에는 샘과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도 샘과 마찬가지로 골룸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었다. 

 “빌보 아저씨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왜 그 나쁜 놈을 죽이지 않고 쓸데없이 동정을 베풀어 살려준 걸까요?” 

 “동정이라고? 그래, 빌보의 손을 말린 것은 동정심이었지. 필요 없이 살인을 하지 않으려는 동정과 자비.” (…)

 “죄송합니다만 저는 지금 너무 겁이 나서 골룸에게는 아무런 동정심도 느낄 수 없네요.”

 “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렇겠죠. 하지만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반지의 제왕』 제 1권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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