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의 나눔칼럼)나는 왼쪽 눈이 떨리는 장애인
2022/05/26 23:43 입력  |  조회수 :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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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주 월요일 나는 왼쪽 눈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왼쪽 눈꺼풀이 내려와 눈을 덮어 수술을 했다. 

 내가 40년 전 한국에 있을 때 횃불사 출판사를 운영했다. 그때 큰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문화공보부의 원고료 지원을 받아 한국 독립운동사 책 10권을 발간하게 되었고 책이 나오면 전국 국민학교와 중고등학교 도서관에 1질(10권)을 보내기로 했다. 다시 올 수 없는 좋은 기회라 지인과 친구에게 돈을 빌려 책을 출간했다. 

 그런데 책이 출간되어 문화공보부로부터 추천도서 공문을 기다리는 중에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인해 하루아침에 망하게 되었다. 나라의 혼란과 장관이 바뀌면서 추천공문을 받을 수가 없게 되었고 판매 길도 막혀버렸다. 책은 산더미 같이 창고에 쌓아 놓고 빚만 왕창 지고 살아갈 길이 없었다. 그때 나는 큰 충격을 받아 왼쪽 눈에 마비가 왔다. 그 후 집을 팔아 빚 정리를 하고 5,000불을 갖고 미국 이민을 가게 되었다.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전도사로 교회를 개척하여 정신없이 교회 부흥만을 생각하며 달려갔다. 그리고 브라질에 가서 목회를 하던 중 어느 날 어떤 분이 전화로 “상파울루에 한국 TV 방송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먼저 기독교 연합회 회장님의 축하 인사말을 부탁한다”고 하고 약속된 날에 촬영 장비를 갖고 왔다. 그리고 녹화가 시작되었는데 내 왼쪽 눈이 막 떨리기 시작했다. 그분이 녹화하다 말고 “목사님 눈이 너무 떨려 녹화가 안 되겠네요” 하며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지요”하며 가 버렸다. 나는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한 주간 동안 매일 새벽기도부터 주일 예배까지 10번 이상 말씀을 전하는데 성도들이 내 눈 떨리는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그때부터 사람을 만날 때나 중요한 장소에서 말씀을 전할 때 눈떨림 때문에 스트레스를 지금까지 많이 받고 있다.

 한번은 안수집사 부부들과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나는 “내가 이렇게 왼쪽 눈이 떨려 보기에 불편하지요” 하며 물었더니 그분들이 “목사님 저희들은 모르겠는데요 전혀 못 느꼈어요”하며 “신경 쓰지 마세요” 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연약함을 덮어주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한국에 와서 나이가 들면서 또 피로할 때는 눈 떨림이 더 심해지는 걸 느끼게 되어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보니 의사가 “왼쪽 뇌 밑에 있는 눈 시신경이 눌려 있는 것 같다”고 하며 수술을 권해서 예약을 하고 기도하던 중 수술한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일전에 수술비용을 선교지로 보내고 수술 예약을 취소했다. 

 나는 나의 눈 떨림으로 인해 몸이 불편한 분들이나 지체 장애인분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때 얼마나 힘들겠는가 하는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성경 고린도 후서 12장 7절에 보면 사도바울이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고 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단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고 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셨다. 나는 “이렇게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사도바울 같은 분도 몸의 장애를 갖고 사는데 나도 하나님이 내 눈의 떨림 때문에 겪는 마음의 고통을 알고 계시겠지”하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고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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