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초 이야기)광야 廣野
2019/05/03 05:39 입력  |  조회수 :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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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자
 
“나는 왜 글을 쓸까?” 스스로에게 참 많이도 하였던 질문이다. 그 실체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발견한다. 글이란, 주님과의 은밀한 대화였고 근원에 이르게 하는 길잡이였으며, 내면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었다. 광야 같은 세상바다를 헤쳐오며 두서없이 적어둔 간구와 고백들을 차례차례 책으로 묶어주셨다. 그리고 “네 눈물을 보았고,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마음을 알았다!”라며 위로하시는 음성을 듣게 하셨다.
 일년 전 오늘이었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던 주간지의 휴간소식을 듣고 마지막 원고를 보냈다. 특별휴가를 받은 것처럼 홀가분해 할 여가도 없이 강권적 섭리에 이끌리어 활자 속으로 밀려들어갔다. 넓고 깊은 바다를 찾아 떠났던 연어의 귀향처럼 그 나무아래서 지나온 생의 발자취를 돌아보게 하셨다. 그리고 지난 1월 <광야 40년>, <풀꽃의 노래> 두 권의 책을 한국에서 출간하였다. 하나님의 은총이고 선물이다.
 <광야 40년> 서시序詩와 간략한 머리글을 소개하며 “무명초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침묵
 생명수 강가에서야
 비로소
 님의 언어를 찾았다.
 
 스치는 바람결에서
 호젓한
 님의 음성이 들렸다
 햇살처럼 감겨오는
 찬연한
 님의 실체가 보였다
 모든 만물이 칭송한
 태곳적
 님의 신비가 풀렸다
 묵언의 대화 속에서
 소연昭然한
 님의 심연을 품는다.
 한줄기 소나기가 심령의 창을 조신하게 두드린다.
 새 한 마리가 배시시 한 날갯짓으로 한가로이 창공을 유희遊戲 한다.
 낮 선 산자락에 호젓이 핀 아련한 구절초 향기가 코끝에 걸린다.
 놀랍다!
 소슬한 바람결에도, 스쳐가는 향기 속에서도,
 태곳적 신비로움으로 다가서는
 님의 절묘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운 풍요로움을 누린다.
 긴 침묵의 강을 건너, 아나톨레(떠오르는 해)의 문이 열리고,
 고요한 아침햇살로 임하시는 찬연燦然한 님의 빛을 마주한다.
 
 존귀한,
 님의 아름다운 세계를 영위할 수 있는 곳까지 자비로 이끄셨다.
 돌아온 구비구비 만나고 헤어졌던 수 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높고, 깊고, 넓은 님의 품으로 들어가도록 까지,
 나를 다듬는 가시채찍이고, 천사들이었으며, 믿음에 이르게 한 징금 다리였다.
 지나온,
 메마른 광야, 거친 바다,
 고난이라 생각하였던 모든 순간들이
 언약의 하마콤(장소)으로 이끄시는 님의 사랑이었고 섭리였다.
 한 마리 연어 같은 나의 몫은,
 예배하며, 찬양하며 잠잠히 주님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분은,
 침묵 속으로 들려오듯 세상 눈을 감아야만 볼 수 있었고,
 심연深淵의 바다에 이르러서야 따스한 어루만짐을 느낄 수 있었다.
 풀꽃 같은 심사로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언약의 말씀이 들려지고,
 그 문으로 들어서니 비로소 님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광야는,
 고난이 아니라 님에게로 가는 축복의 여정이었다.
 해갈되지 않는 갈증은 님의 부제로 인한,
 내 영혼의 사막이었으며 생명 수 강으로 이끄시는 부르심이었다.
 한 나절 피고 질 풀꽃 같은 영혼을 은총으로 덮으시고,
 솔로몬이 입은 영광보다 더 아름다운 영화榮華로 덧입히셨다.
 할렐루야!
 나의 왕 나의 하나님,
 꽃물을 들이듯 가꾸어오신 작은 자의 역정歷程을,
 다소곳한 심령으로 반추하며 행간행간 꽃술에 담아,
 존귀하고 아름다우신 내 주님의 손에 고이 올려 드립니다.
 세세 무궁토록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소서.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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