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묵 목사(신광침례교회 담임)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이었던 솔로몬이 자신의 아들 르호보암을 가르치기 위해 저술한 훈육서인 구약의 잠언서는 그 후로 3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읽어도 구구절절이 옳은, 명실상부한 교훈의 책입니다. 그런데 잠언을 읽으면서 깨닫는 한 가지는, 솔로몬은 결국 실패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잠언을 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교훈과 도전을 주는 솔로몬의 여러 교훈들이 정작 그의 아들 르호보암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아비 솔로몬에게 모든 좋은 훈계로 양육을 받은 르호보암은 오히려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역대 왕들 가운데 악한 왕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잠언서 같은 솔로몬의 탁월한 가르침들이 어째서 그 자신의 아들을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내지 못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솔로몬이 입으로만 가르쳤고 자신의 삶으로 직접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검소하게 사는 것이 아름답다고 가르치기에는 솔로몬이 입은 옷과 손에 든 황금 잔이 너무 화려했습니다. 깨끗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솔로몬 자신에게는 이미 천 명이 넘는 처와 첩들이 있었습니다. 진리를 전하고 가르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말솜씨가 아니라 진리대로 사는 삶이라는 것을 솔로몬을 통해서 거듭 깨닫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도, 교회에서의 삶도, 가정에서의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없어도 이민이라는 피차 못할 환경을 통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교회 생활을 접하다가 여러 계제로 실망을 겪고 교회를 떠난 분들이 이 지역에만도 얼마나 많은지요. 그렇게 소위 복음의 예방주사를 맞은 분들께 또 어떤, 그리고 무슨 말이 효과가 있을까요? 이제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삶을 실제 삶에서 행하며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여주기 위해 행하자는 것이 아니라 결과는 우리가 신뢰하는 하나님께 맡기고 먼저 그렇게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가르침과 교훈과 경고는 먼저 우리 자신에게 적용을 할 때 비로소 능력이 나옵니다. 각자 자기주장을 펴기에 바빴던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에게 바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 :20>
뭔가를 제대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 가장 빠른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하는 말은 우리의 바른 신앙을 시작하는 일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이번 주일에 가까운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셔서 말에 있지 아니한 하나님의 능력을 당신의 삶에 가능케 하시기를 진심으로 권면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