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한인의 미래)쇼로(choro)와 브라질의 정체성
2019/02/14 02:14 입력  |  조회수 :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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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중 선교사
(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수료)
 
재즈와 쇼로(choro)
 재즈는 미국 음악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되고 발전되어 세계적인 음악 장르가 되었습니다. 재즈의 특징은 장음계의 3음, 5음, 7음을 반음 낮추어 사용하는 블루 노트(blue note), 한 마디에서 강세가 없는 박자를 강조 하는 당김음(syncopation), 4박자에서 “원(앤) 두(앤) 쓰리(앤) 포(앤)”과 같은 스윙리듬(swing rhythm), 그리고 여러 개의 리듬이 혼합된 폴리리듬(poly rhythm)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즉흥연주(improvisation)입니다. 다른 파트의 연주자들이 기본적인 리듬과 화성으로 반주를 하면 솔로 연주자는 악상을 구성하고 독창적인 선율을 만듭니다. 곡의 총체적인 이해와 연주력에 따라 음악이 변하기 때문에 즉흥연주는 수많은 천재와 대가들의 영역이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음악에도 재즈와 같은 ‘쇼로’(choro)가 있습니다.
 기원과 특징
 Tadeu Coelho와 Julie Koidin (2005)의 「브라질 쇼로: 역사적 관점과 연주의 특징」에 따르면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반까지 아프리카 노예와 함께 온 룬드 춤(lundú dance)에서 쇼로의 기원을 찾습니다. 1780년대 앙골라와 콩고의 관능적인 춤이었던 이 장르는 18세기 말까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9세기말 부터 사회 전반에 수용 되기 시작했고 이 무렵 유럽의 춤 음악인 폴카(polka), 스페인의 하바네라(habanera), 포르투갈 왕궁에서 인기 있었던 서정성이고 감성적인 느린 춤 모징야(modinha)와 함께 쇼로 음악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결국 쇼로는 1867년에서 1870년대초 사이에 탄생 했고 브라질 대중음악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슬프지만 빠르고 경쾌한 리듬, 미세한 조성의 변화, 당김음, 각각의 선율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어울림을 만드는 대위법적 요소, 그리고 즉흥 연주는 미국의 재즈와 비견될 만큼 고도화된 음악 요소였습니다. 특히 즉흥연주에서 아프리카와 유럽의 음악 요소들이 잘 조화되어 브라질식 연주 음악의 기원으로 자리 매김 합니다. 이후 쇼로는 음악가들의 천재성으로 계속 발전하여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재즈 음악과 대중음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한인의 문화정체성
지금 브라질 친구들에게 쇼로에 대해서 물어보면 흘러간 옛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음악은 브라질 정체성이 잘 드러난 예술 장르 입니다. 거의 100년 동안 대표적인 브라질 음악인 삼바(samba), 보사노바(bossa nova), 트로피칼리아(tropicália)에 짙은 쇼로의 흔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바스쿨처럼 쇼로를 가르치기 위한 기관이 전국적으로 생겼던 것은 이 음악이 브라질 문화정체성(cultural identity)의 중요한 부분인 것을 보여줍니다. 이 시점에서 한인의 삶은 문화적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들여다 보게 됩니다. 브라질 한인들의 문학, 음악, 미술, 춤, 영상, 전통예술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한국에서 건너 온 세대나 이곳에서 태어난 세대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문화를 통해서 정체성이 생성되고 구체화 됩니다. 이민자들이 생성한 예술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주국 사회에서 협상되고 수용되고 조화롭게 될 때 삶의 자원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우리의 문화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주제인 것을 쇼로의 역사를 보며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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