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여년동안 밟힌 황토흙 교회터를 맴도는 순례자의 발걸음은
믿음의 선조들이 숨 죽이며 오가던 오솔길에 흙먼지 일으키고
나직하게 읊조리던 기도 소리들은 흙벽을 누렇게 뜸들였습니다
빗장 없는 문짝을 기웃거리던 나그네는 숨이 막혀오는 침묵에
발길을 돌려 나오려는 순간 힐끗 소박한 화분이 눈에 들어오는데
막 화분을 놓고 사라지는 누군가의 옷자락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베드로전서 1:24-25)
- Mission Camel -
글ㆍ사진 박태화 장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