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수료)
지인이 고민이 많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 직원을 그만 쓰고 싶은데 이게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월급 및 상여금을 잘 주었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고용환경과 상태도 점검하고 브라질 노동법에 아무 문제가 없는지 이것저것 챙겨야 할게 많습니다. 직원을 쓰기는 쉬워도 그만두게 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혹 잘못되어 법적으로 문제가 생겨 소송이라도 당하면 그야말로 골치 아픕니다.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가 그리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뒤틀려서 법적으로 가게 되면 그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운전면허 취득은 어떻습니까?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필기, 실기, 시력검사까지 총 50불이면 당일에 승인 되어 면허증이 일주일 안에 집으로 도착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실기, 필기, 심리, 메디컬 테스트, 발급 비용, 도로연수까지 500불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이 더 문제입니다. 한 곳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곳에 방문하여 기다리고 서류를 접수하다 보면 브라질이 정말 일 처리가 힘든 곳이구나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브라질은 ‘관료주의Burocracia의 나라’입니다. 이 단어는 18세기 중반 프랑스의 공무원들의 권위를 정의하기 위해 생겨났습니다. ‘책상’을 뜻하는 프랑스어 bureau와 그리스어 ‘권력’에서 파생한 krato의 합성어입니다. 말 그대로 ‘책상 위의 권력’이지요. 모든 공공 행정 기관은 규범과 절차가 있고 다른 기관과 제도에 연계되어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것을 준수하지 않으면 평범한 업무를 수행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행정 사이의 불균형 때문에 행정부는 공공 생활을 지시하고 사생활과 사업을 방해합니다.
브라질의 관료주의 뿌리는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려한 고대 그리스 로마 문명과 중세를 거치며 도시국가, 시장, 도시의 경험과 제도를 가지고 있던 유럽의 정복자들이 광활한 브라질 땅에 도착했습니다. 법, 경계 없이 살던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고 원자재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자신들의 제도와 절차를 개발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유럽의 그것처럼 점진적인 사회적 합의에 의해 도출되지 않고 정복자들이 일방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원주민들과 권력에 접근 할 수 없는 민중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관료주의에 길들여져 현재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관료주의는 브라질을 발목잡고 있습니다. 높은 성장률의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자 중심, 규제, 투자환경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2014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이 사업을 시작하는 데 멕시코에서 6일밖에 걸리지 않지만 상파울로에서는 103일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온두라스, 잠비아, 레바논, 네팔 아래 입니다. 건설허가, 건물등록, 세금납부까지 평균 13개 절차와 119일이 걸리고, 건물 허가는 17개 절차와 469일이 소요됩니다. 외국인들 참 브라질에서 경제생활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이 관료주의 브라질에서 한인들은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야 할까요. 이민 20년 30년의 경험으로 대충 흐름에 따라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브라질은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제도와 관습을 다 알 수 는 없지만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까운 SENAC, SENAI 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과목들이 많습니다. 필자는 고령화 시대에 간호학, 노인복지학을 다루는 Cuidador de Idoso와 브라질 기업문화, 시장의 흐름, 창업과 행정을 다루는 Assistente Administrativo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인들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하는 경제강좌나 고등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업가 정신(empreendedorismo)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합니다. 알아야 당하지 않습니다. 아는 만큼 대처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브라질의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