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종인(舍己從人) : 자기를 버리고 남을 따르라는 뜻으로, 자기의 이전 행위를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서 행한다는 의미이다.
조선의 학자이자 문신인 이황(李滉, 1501~1570)의 “퇴계집(退溪集)”에 보면 이런 가르침이 나온다. 자기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면, 배우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병이니라.(不能舍己從人 學者之大病) 세상에 옳음과 다스림은 끝이 없는데 어찌하여 자신만 옳고 남을 그르다고 할 수 있는가?(天下之義理無窮 豈可是己而非人) 그러니, 누가 질문을 하면, 가벼이 하는 말이라도 반드시 마음에 담아두면서(人有質問 則淺近說 必留意) 질문받는 즉시 응대하지 말고 잠시 후에 대답을 해주도록 하라.(少間而答之 未嘗應聲而對) 이 말씀은 자기를 낮추고 남의 말을 청종(聽從)하는 겸손을 가르치는 뜻인데, 여기 나오는 사기종인이라는 고사성어가 퇴계집에서 유래되었다고 알고있는 사람이 많은것 같다. 그러나 “서경(書經)”이나 맹자의 “공손추장구 상(公孫丑章句 上)” 에서 이르기를, 남과 동조하기를 잘해서 자기 생각을 버리고 남의 의견에 따라(善與人同. 舍己從人) 남의 의견을 취해서 선을 행하기를 즐겼다(樂取於人以爲善)고 언급되는 것을 보면, 이보다 훨씬 이전 부터 유래되어 왔음을 확인할수 있으니 중국이든 한국이든 먼저 자기의 아집을 꺾고 자신을 낮추라는 훈계는 인륜지사(人倫之事)에 기본이기 때문이리라. 어쩐지 성경에서 보던 말씀과 맥을 같이 하는것 같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3)
비석을 다듬는 석공이 있었다. 석공은 무릎을 꿇고 땀흘리면서 비석을 깎고 다듬고 그 비석에 명문을 각인했다. 그러한 작업과정을 한 정치인이 바라보고 있다가 작업을 마무리짓던 석공에게 다가가서 “돌같이 단단한 사람들의 마음을 당신처럼 유연하게 다듬는 기술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소. 그리고 돌에 명문을 새기듯 사람의 마음과 역사에 내 자신이 새겨졌으면 좋겠소.” 라고 말했다. 그러자 석공이 “선생님도 저처럼 무릎을 꿇고 일하는 자세라면 가능한 일입니다.”자기를 낮추어 남을 존종하는 자세가 바로 “사기종인”인 것이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