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보이지 않는 자는 기억되지 않는다”
2026/01/30 02:33 입력  |  조회수 : 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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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

 

 “Quem não é visto, não é lembrado.” 보이지 않는 자는 기억되지 않는다. 오래된 문구다. 영상의 시대다. 내면보다 외면이, 가치보다 이미지다. 초고속 인터넷, 운송수단 혁명, 인공지능, 가상화폐로 둘러싸인 세상은 거의 모든 것을 ‘보이게’ 하고 있다. 화면에 나타나는 피드 플랫폼을 통해 이미지가 생산되고 소비되고 유통된다. 보이는 것만 기억되고, 보이는 것만 회자되고, 보이는 것만 남는다. 

 종교는 기억이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신 일을 기억한 기록이다. 예수의 만난 사람들의 기억은 복음서에, 성령을 통해 예수를 만난 바울의 기억은 서신서에 기록되어 있다. 교회는 예수의 기억을 마음에 담아 공동체 안에서 예배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이미지를 추구한다. 스타목사라는 말도 있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설교와 가르침이 넘쳐난다. 보이고 들리게 하기 위한 1분짜리 쇼츠가 30분의 설교를 대체한다.

 최근 브라질 가톨릭교회의 상반된 이미지 메이킹이 화제다. 파비오 지 멜로(Fábio de Mello)는 1971년생  가수, 작가다. 수많은 방송에서 불안과 우울증에 대해 말한다. 2600만명의 팔로워의 트위터와 글로보 TV Domingão com Huck 프로그램은 그의 이미지를 가공하고 생산한다. 가톨릭신자 뿐 아니라 일반 브라질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 가톨릭교회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친근하고 부드러운 그의 이미지를 통제한다. 

 다른 사제는 1948년생 줄리오 란셀로티(Júlio Lancelloti)다. 상파울루 거리에서 미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마약 중독자부터 트랜스젠더에 이르기까지 약자 보호와 소수자 포용에 적극적이다. 최근 상파울루 대교구는 그의 인터넷 방송을 금지시켰다. 보수적이고 위계적인 가톨릭교회 이미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 브라질 대형교회에 사역하면서 미디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성도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설교와 찬양을 소비했다. 마이크를 잡은 목사는 더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고 사역을 넓혀갔다. 미디어에 의해 길들여진 목사와 성도는 내용보다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보지 않고 믿는 자가 더 복되다”고 한 예수는 어떻게 대답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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