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잘가요 Gugu..
2019/11/28 21:45 입력  |  조회수 :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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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믿을 수 없다. 브라질 방송 역사 상, 어찌보면 가장 영향력있던 방송인이었던 ‘Augusto Moraes Liberato’, 일명 ‘Gugu’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플로리다’ 자택에서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겠다며 천정에 올라갔다 석고부분을 잘못밟아 4미터에서 추락, 가구에 머리를 부딪혀 뇌사했다는 것이다. ‘아니, 브라질 방송인 10명 안에 꼽힐 정도로 부자라던데 거긴 왜 올라가..’하는 의문도 있지만, 지인들에 따르면 원래 천성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라 이상하진 않다 한다. 어릴 적 인터넷 없던 시대에 주일이면 어쩔 수 없이 한 번은 접해야 하는 그의 쇼. 때로 너무 눈 뜨거운 게임들과, 유치한 특보들이 가득한 ‘센세이셔널리즘’ 한 프로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신뢰가 가는 그의 자태와 언행, 늘 밝게 웃는 모습에 매혹되어 자주 보았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 어머니도 Gugu만 나오면 “저 사람은 어쩜 저리 똘방똘방하니?”하며 그의 귀여움을 칭찬하셨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TV를 접하지 않아 그의 행적이 궁금했는데 결국 이렇게 그의 소식을 접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나의 브라질 이민생활의 추억 한 구석에 자리잡았던 방송인인데 소식이 궁금해진 나는 추모영상들을 찾아보았고, 그가 사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많이 남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사망한 토요일 이후 주일, 모든 사역을 마치고 그의 소식을 확인하러 다시 뉴스를 찾는데.. 없다! 아니 있다. 있긴 있는데.. 웬 Flamengo 축구팀 소식으로 Gugu는 저 뒷편에 뭍혀버린 것이다. 나는 기가 막혔다. 아니 그래도 브라질 방송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 당시 Bar 옆 자리에 앉아있던 한 남자에게 “Gugu가 죽었다던데 알고 계시죠?” 그랬더니 “네 그럼요, 너무 슬프죠..”. 그래서 “그러게요, 그런데 오늘 뉴스에 추모 소식은 별로 없고 축구 얘기만 있네요.” 그랬더니, 이 아저씨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Aé Flamengo!!”. ‘관두자..’. 집에 돌아와 혹시 우리 딸은 이 소식을 알까 싶어 부엌 쪽으로 가보는데 딸이 제 엄마랑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구하라가 죽었데, 구하라가..”. (구하라는 또 누구야? <구하라님의 유족 분들께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어찌됐건 여기도 별 성과 없을 듯.. ‘관두자’. 나는 다 포기하고 나와 Gugu에 대한 슬픔을 공감할 이들이 내 주위에 없음을 확인, 다시 그냥 혼자 인터넷 추모영상으로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사람은 모두가 크게 되기를 바란다. 유명해 지고, 부를 누리고, 인정받고, 그리고 오래 기억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평생을 싸운다. 우리는 다 그렇다. 안 그런 척 하지만.. 그래서 남을 위해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다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선행도 자신을 위해, 봉사도 자신을 위해, 자비도 자신을 위해, 용서도 자신을 위해, 예의바름도 자신을 위해, 그리고 때로는 믿음생활도 자신 만을 위해.. 사실은 다 자신을 위함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며 인정받고 유명해져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겨지는 것은 부분적이며, 상대적이고, 시대적이다. 사람은, 또 세상은 이렇게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원하시다. 그리고 이 영원하신 하나님이 기억하는 자들이 있다. 바로 그 분의 은혜를 기억하며 사는 자들이다.
 ‘잘가요 Gugu..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은 곧 사라지겠지만, 당신이 하나님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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