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단순한 믿음
2019/05/16 11:02 입력  |  조회수 :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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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 미국 몇군데 교회들을 탐방해 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 중에는 동부, 중부 지역의 큰 교회들도 있었고, 유명하다는 모임, 단체들도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거의 마라톤처럼 진행되었고 시카고, 휴스톤, 켄사스, 샌프란치스코 등 하나를 마치면 다음 비행을 위해 전력을 다 했다.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지금도 예배기획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방문한 곳들은 모두 나름의 철학과 가르침이 있었는데, 흥미로운 것이 몇곳은 끝없이 관광버스들이 들어서며 세계 각지 목회자, 사역자들을 받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방문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한 사역자에게 조식까지 초대받아 판플렛과 안내서를 받으며 단체로 등록할 경우 디스카운터를 해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나는 아침을 얻어먹었기에 그러겠다 하고는 얼른 도망쳐 나왔다. 나쁘다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뭔가 이 찝찝한 느낌은 뭔지 모르겠다. 그것은 어쩌면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말씀과 기도, 그리고 나날의 깨달음과 회개로 주님의 은혜를 누리며 살고 있는데, 어느 순간 그 판플렛을 받고는 ‘이거 목회자라면 나도 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질문에 잠시 멈칫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예수님을 믿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니 단순하게 따라가면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물론 어마어마한 믿음이 요구될 때가 많지만, 순종할 자세만 준비되면 단순한 것이 나의 신앙이다.
 예를 들자면 말씀을 읽다 와닿으면 선포하고, 자신없으면 기도하고, 기회가 오면 순종하는 것, 그것이 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하게 살다가도 흔들릴 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영적정체성 문제에 의문이 생길 때이다.
 가끔 일을 하다 이런 분들을 만난다. 바로 엄청난 영성을 가진 분들인데, 초자연적인 믿음으로 현실도 무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자는 분들이다. 하지만 신앙은 균형이다. 하나님의 영역은 인도하심과 축복, 임재이지만 우리들의 영역은 준비와 이웃살핌, 그리고 순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오직 믿음 하나만으로 밀고 나가자면 대책은 없다. 그리고 대부분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것 또한 상대적이니 이분들은 믿음으로 해석하시고 하나님의 뜻이라 한다. 이럴 땐 가끔 목사인 나도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이다. ‘내가 이상한 건가?’ 물론 흔들림은 잠시, 말씀과 기도 안에서 다시 평정을 찾긴 하지만 이럴 땐 둘 중 하나를 꼭 행해야 한다. 변화를 요구하시면 더 깨닫고 배우든지, 아니면 그냥 구분하고 무시하고 내 갈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런데.. 목사도 이런데 성도님들은 어떠실까 하는 걱정이 온다. 믿는 이들의 삶에 문제가 다가오고 영적인 갈등이 오면 뭔가 신자는 더 배우고 더 훈련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받는다. 믿지 않는 자들은 그저 술 한잔 마시고 살겠지만 믿는 이들은 영적 정체성의 혼란으로 미친듯이 성경공부, 봉사, 선교단체 등에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생업을 다 때려치고 부르심 받았다며 나타나면, 왜 난 기쁘지 않은지 모르겠다.
 우리 예수님을 생각하자. 그 분은 무리들이 찾아와 그 분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려할 때 혼자 산으로 떠나셨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 나아가기 위해서다.
 어쩌면 신앙은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다. 오늘도 조용히 아버지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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