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옥순 권사님, 브라질은 코로나 환자 확산의 엄청난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교회 들어오는 입구에는 알콜 소독제가 몇 병이 놓여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드나들면서 손 소독을 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생활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사택을 방문한 한 집사님에게 “남편이 함께 나와 신앙 생활하도록 노력 좀 하세요”하는 권면에 “목사님이 기도 좀 해주세요”하고 부탁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 집사님에게 나도 물론 기도하지만 집사님의 기도가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집사님은 어떤 권사님에게 들었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기도 부탁합니다
새벽마다 교회 오셔서 남편의 신발을 끌어안고 기도하는 집사님이 계셨다는 겁니다. 왜 신발을 끌어안고 기도하느냐는 질문에 남편과 함께 신앙생활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혼자 신앙 생활하는 것은 너무 힘이 듭니다. 특히 아기 키우는 엄마가 시골에서 새벽기도회까지 나오다보면 남편과 마찰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엄마가 올 때까지 내쳐 자주면 좋겠지만 아기가 깨서 울거나 기저귀를 갈아줘야 할 경우 남편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좌우간 신발을 끌어안고 기도하는 그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 “이 신발 주인도 함께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하게 해주세요”하고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 어머니들, 특히 남편이 믿지 않아서 핍박을 받던 여인들의 기도이며 그런 기도 때문에 한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교회가 그런 동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놀기에 바쁘고 사회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의 세습으로 인한 비난, 목회자의 여성신도와의 성적인 문란, 교회 재산의 사유화, 주 오일제 근무로 인한 젊은 신도들의 이탈, 심지어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인한 영상예배로 대면예배 전통이 옅어지는 후유증 등 주일예배 이탈을 부추기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회를 이끌어갈 태양 같은 화두는
유권사님, 제 생각은 교회가 사회를 잘 분석하고 주님의 말씀으로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회가 특히 언론들이 교회의 문제들을 파헤치고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회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대에 어긋나거나 저버리면 사회는 화가 나는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입니다.
이제 교회는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잘 헤아리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선교의 방향이 되고 정책이 되고 한국교회의 이정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서 세상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일제 강점기의 축첩제도 청산, 음주 문화에 대한 금주금연운동, 문맹퇴치 운동, 한국전쟁과 해외원조, 독재정권과 민주화 운동 그리고 다양한 사회의 이정표가 무엇인지 지금 함께 고민할 때라고 봅니다.
새벽에 신발을 끌어안고 기도했던 아내가 남편과 함께 하는 믿음생활의 염원처럼 디지털시대의 태양 같은 기독교 이정표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