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주 선교사, 자네 만나러 첫 성묠 왔네
 난 오늘 첫 성묘예식을 위해서 올똘란자 시립공원묘지에 갔다. 거기에는 사흘 전에 박동주 선교사가 가족묘지를 구해서 묻힌 장소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후유증으로 안정을 취하고 있는 나와 아내는 일찍 아침을 먹고 잠깐 다녀오려고 물만 챙겨 나왔다. 가족묘지에 가는 길에 오똘란자 박동주 목사 사택에 잠깐 들려서 이금숙 사모에게 드릴 음식을 좀 쌌다. 오리죽, 도가니탕, 배추김치, 겉절이, 무채무침, 과일 등 한국인 원형으로서의 입맛을 살리는 음식을 조금씩 담았다. 박동주 선교사의 묘지에 가는 길에 사택에 들려서 딸 형은에게 어머니가 입맛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담아 전했다.
 그리고 시립묘지 6킬로미터 지점에서 차가 섰다. 난감하다. 가까이에 있는 카센터의 진단은 엔진에 물이 말라서 엔진이 기능을 못한다는 것이다. 엔진룸을 열어 물을 붓는 응급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승용차는 차, 첫 성묘는 첫 성묘다. 첫성묘를 위해서 왔으니 그게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보험사에 연락해서 견인차와 보험자를 이송하는 절차를 시작하고 카센타에 부탁해서 공원묘지에 성묘할 수 있도록 카풀을 부탁해서 답을 얻었다. 작년에 관리부장으로 수고하며 자동차보험을 들고 관리했던 이대영 집사에게 승용차 견인문제를 맡기고 나와 아내는 카센터의 기사와 함께 첫 성묘를 하기 위해서 공원묘지로 달려 다녀왔다.
 그의 무덤은 정리되고 있었다. 하관한 자리에 떼를 입혔다. 그리고 가족묘지의 경계가 정해져서 이것이 박동주 선교사의 가족묘지구나 하고 구분할 수 있었다. 이제 비석을 세우는 일만 남은 정도다. “이봐 친구, 나 여기에 자네 만나러왔네.” 그러나 그는 무덤에서 말이 없다. 한참을 앉아서 안정을 취한 후에 아내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보고 싶으면 사진이라도 봐야지 하는 마음에서다. 두어 장 찍었다.

 일단 피라시카바로 견인해서 차를 맡기고
 그리고 하직인사를 한 후 카센터에서 운전자까지 빌린 차를 타고 돌아왔다. 한편 이대영 집사가 애쓴 결과 50분 후에 견인차와 승용차가 온다는 보험사의 업무가 턱 앞에서 시작되었다. 어물어물 오후 두신데 아무것도 먹지 못해 허기가 졌다. 한참 헤매서 빠다리아를 발견하고 빵 한 조각으로 급한 요기를 했다. 이어서 보험사 지원 승용차가, 잠시 후에는 견인차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교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정비소로 차를 보내고 보험사가 차 수리견적을 받고 차를 수리할 것인지 수리비가 비싸면 폐기할 것인지는 내일 결정하기로 했다. 카센터 책임자인 샬리스가 우릴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내일 보험사와 이대영 집사가 실무적인 처리를 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박동주 선교사 첫 성묘의 대단원이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