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기앞 선서에서 ‘하나님 아래(under God)’ 문구를 삭제하려던 무신론자들의 시도에 쐐기가 박혔다. 지난 5월 9일 매서추세츠 주법원이 이 문구가 세속학생의 권리에 위배된다는 한 가족의 소송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주 법관들은 공립학교 교실에서 ‘하나님 아래’ 문구가 암송될 때 무신론 자녀가 차별 받는다는 개념을 거부하면서 이 문구 암송은 선택적이라고 밝혔다. 로더릭 아이얼런드 수석법관은 “이 선서 문구를 공격해온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 주고 싶은 말은 우리의 체제는 조용히 있을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지 남을 조용하게 할 권리를 주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고 판결문에 썼다. 이 성명미상의 무신론 가족을 대표하는 세속단체인 미국인본주의협회(AHA)는 이 판결에 대해 “무신론자 학생들의 권리 보호에 실패한 판결”이라고 응수했다. 데이비드 나이오즈 AHA 법률담당 디렉터는 “이번 판결에 아주 실망했다”며 “공립학교 킨더가든부터 12학년까지의 무신론자 학생들이 자신이 덜 애국적이라는 간접 비난을 들어가며 맨날 계속 다닐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베케트종교자유펀드(BFRL)의 에릭 래스박 부고문은 “’하나님/신’은 더티한 말도 차별적인 말도 아니라는 명백한 진실을 오늘 법정이 재삼 확인시켜주었다”면서 “이 문구는 우리 자녀들에게 정부가 우리의 권리를 주는 것도 앗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무신론 그룹은 국기앞 선서문의 ‘하나님 아래’ 문구 삭제를 위해 그동안의 연방 대법 차원에서 주 헌법으로 한 차원 낮춰 접근하는 새로운 전략 어프로치를 펼쳐왔다. 즉 10년전 동성애 단체가 써먹던 전략의 블루프린트를 따른 것이다. 동성애권리 옹호 그룹은 지난 2003년 매서추세츠주에서 평등법 조항을 이용하여 동성혼 허가를 따내는 개가를 올렸다. 무신론자들도 이 주에서 일단 승소를 따내면 요원의 불길처럼 타주의 유사한 패턴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 한편 뉴저지에서도 한 학생 가족이 선서문의 해당 문구를 지울 궁리로 주헌법을 이용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무신론자들은 공립학교라는 공공 장소에서 ‘하나님/신’을 운운하는 이 선서문에 대해 오랫동안 반대해 왔다. 그러나 더 복잡한 이슈는 학교에 따라 학생들이 흔히 이 문구를 말하도록 지시 받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무신론자들은 ‘갇힌 청중’이 강제 주입을 받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이 선서문의 전면 폐기 또는 해당 문구의 제거를 노려왔다.
 그동안은 해당 문구에 대한 별 논란이 일지 않았다. 기독교 여론조사 기구인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 대다수는 국기앞 선서문의 ‘하나님 아래’ 문구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85%의 응답자들은 “’하나님 아래’ 문구가 현 국기앞 선서문에서 삭제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현 상태대로 놔둬도 좋다는 견해를 피력한 반면 “삭제돼야 한다”는 견해는 앞 그룹의 10분의 1도 안되는 8%에 불과했다. 그러나 라이프웨이의 밥 스메타나 연구원은 미국인들 25%가 학생들에게 “하나님 아래” 문구를 강요하는 데 대한 일종의 양심가책을 느낀다고 썼다. 학교당국은 학생들에게 이 문구 암송을 법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캇 맥카널 디렉터는 현용 선언문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때문이라며 미국인들 대다수는 지난 세월동안 수없이 외워 온 이 선서문이 편리하니까 바꾼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뭔가 잘못이라고 느낀다. 결국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하나님이나 신 또는 더 높은 존재를 믿는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