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복 목사(시온성장로교회 담임)
브라질은 땅이 넓기로는 국토 면적 세계 5위인 851만 ㎢(한반도 37배, 대한민국 85배)의 광활한 영토와 인구는 약 2억 1천만 명의 나라입니다. 이곳에 와서 살다보니 다양한 경험을 참 많이 합니다. 땅이 넓다 보니 왠만한 곳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목적지까지 가려면 차동차를 렌트해서 운전하고 가야할 경우가 많습니다. 땅도 넓지만 인구도 많아서 2억명이 넘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브라질에 도착하였을 때는 1억 7천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억 1천명이란 숫자가 깜짝 놀라게 합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는 무엇보다도 기후에 민감해졌습니다. 땅이 크다보니 일기예보가 많이 빗나가는 것을 봅니다. 같은 상파울루라고 해도 어떤 곳은 맑은 하늘에 해가 떠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차를 타고 가다보면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하여 오갈데 없이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도 어떨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수돗물이 제한 적으로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큰 그릇을 준비하여 수돗물이 나올 때 미리 받아 놓았다가 사용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떨 때는 새벽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하러 가야 하는데 물이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머리만 어떻게 손질하고 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는 비가 쏟아지는데 집중호우로 오기 떄문에 집에 물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비가 세찬 바람과 함꼐 내리다 보니 문 틈 사이로 또는 빗물이 유리문을 타고 내려오다 바닥 창틀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너무 많으니까 걸래를 가지고 계속 닦아 내도 쉴틈이 없었습니다. 아래층 윗층을 왔다 갔다하면서 물이 들어온 것을 정리하느냐고 뛰어다니다 보면 녹초가 되기도 합니다. 아래층 윗층이라고 하니 엄청 큰 집에서 사는 것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큰 집을 지을 수 없는 곳에 집을 짓다보니 아래 윗층을 나누어서 집을 짓게 된 것 같습니다. 작은 아파트이지만 아래층 윗층으로 나뉘어진 복층집에 살고 있습니다. 집이 작아도 자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니 운동도 되고 참 좋습니다.
한참 비가 강한 바람과 함께 세차게 내리다가 그치니 조용하고 바람도 살살 불어 주니 기분이 상쾌하고 참 좋았습니다. 브라질에 비가 내리는 것은 큰 특징이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하루 종일 내리는 비는 별로 없습니다. 보통 비가 내리면 30-40분 정도 강한 바람과 함께 세차게 쏟아 붓습니다. 그러다 보니 순식간에 내리는 빗물이 미쳐 내려갈 곳이 없어 도로가 물바다가 되어 버립니다. 차가 지나가기에도 힘들게 물이 많이 고여 있으니 옴짝달싹을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터널이 있는 곳을 지나다가 이런 일이 있는 날이면 그 안에 차를 놔두고 몸만 빠져 나와야 합니다. 이런 것은 한국의 장마비가 쏟아질 때 일어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다가 비가 그치면 언제 비가 내렸었는가하는 식으로 맑고 밝은 하늘이 되고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어 상쾌한 기분을 갖도록 해 줍니다.
일전에 많은 비가 저녁에 세차게 내렸었습니다. 그 다음 날 교회를 갔더니 의자가 이리저리 비켜 있었고 바닥에는 크고 작은 그릇과 수건과 걸래들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하고 집사님에게 물어 보았더니 어제 밤에 비가 하도 많이 와서 그 많은 양의 빗물이 미쳐 빠저나가지 못하고 지붕에 머물러 있다보니 천정으로 그 빗물이 스며들어 이렇게 떨어진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아니 한국의 시골 초가집이나 양철지붕의 집에 살 때는 이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 이시대에 도시에서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다니 어리둥절하였습니다. 이렇다보니 천정에 매달려 있던 전등들은 깜빡깜빡거립니다. 선풍기도 돌아가지 많습니다. 에어콘도 역시 작동이 안되는 것입니다. 빗물로 인하여 일어나는 일들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입니다.
일전에는 주일 낮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장대비가 큰 소리 나게 지붕을 두드리면서 내리는 것입니다. 아 또 비가 세차게 내리는구나 하면저 천정에서 빗물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고 있는데 예배 시작 바로전에 전기가 나가는 것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전기가 나가면 캄캄한 공간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성도들이 일제히 핸드폰에 있는 손전등을 켜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핸드폰 불빛이 반짝 바짝 거리는 것입니다. 이런 광경도 처음입니다. 마침 축제장에 나와 있는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송구영신 예배 중 촛불예배 드리던 생각도 나는 것입니다. 갑지가 이런 일이 있으니 준비된 초도 없이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이도 저는 노트북과 테블릿을 활용하여 예배 전체 순서를 스크린에 보여주면서 하였는데 전기가 나가도 강대상의 노트북은 충전되어 있으니 작동되어 잘 보이는 것입니다. 성도님들이 보는 스크린에는 안 나오지만 저는 노트북과 테블릿을 통하여 밝게 보면서 예배를 드리니 또 다른 맛이 나는 특별한 예배였습니다. 예배를 다 마치고 식당에 내려와 점심식사를 나누려고 하니 전기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예배를 드리면서 전기의 중요함을 알게 하시고 서로 도와 가면서 함께 예배를 드리게 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교회 천정에서는 빗물이 내리고 교회의 의자는 그 빗물로 얼룩이 져 있고 전기불 없이 에어콘과 선풍기 없이 뜨거운 공간 속에서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에게 집중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성도님들이 말해 주시니 이것 또한 감사함이었습니다. 저는 기도 했습니다. “하나님, 이런 비가 복된 장마비가 되게 해 주옵소서. 성도님들의 가정과 교회에 북된 장마비가 쏟아져 은혜와 복이 가득하도록 역사하여 주옵소서. 성도님들이 이런 비로 인하여 불평하지 않고 천정에서 빗물이 흘러 내리고 선풍기와 에어컨이 안돌아가도 하나님에게 집중하며 예배드릴 수 있는 성도님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배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게 하옵소서.” 그런데 정말 성도님들은 불평하지 않고 이런 교회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으로 빗물을 닦아 내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고, 촛불예배 드린 것 같다고 웃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 천정에서 빗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곳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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