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지난 주일을 포함한 한 주간은 파라과이에서 지냈습니다. 목사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기간이었고 우리교회 뿐만 아니라 선교사적으로도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활동하는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두세 달 전에 파라과이 한인교회의 이명훈 목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말씀을 부탁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교회의 내홍과 시험거리로 몸살을 많이 했던 한인교회입니다. 40년 전에 한인교회로 시작해서 지금은 현지인들과 공존하는 교회로 자리 잡아 해외선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준비했습니다. 출발하기 며칠 전에 한글 설교원고를 보냈습니다. 변호사로 일하는 한국인 2세 자매가 통역하기로 했습니다. 깜삐나스 비라코퍼스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이과수 공항에서 내렸습니다. 파라과이 수도인 아순시온까지 임동수 선교사 가족들과 자동차로 여섯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명훈 목사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주일 일정과 시간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주일(27일)입니다. 방인지 사모님이 인도하는 찬양팀이 은혜롭습니다. 10개 남짓 가져간 ‘한국산 김명원 권사표 목걸이 십자가’를 누구에게 주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찬양팀에게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브라질에서 이과수를 거쳐 파라과이 아순시온 한인감리교회로 와서 주일예배 설교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참 마음이 뭉클합니다. 400여 한인들이 모이던 아순시온의 어머니 교회입니다. 국제적인 병원을 운영하던 그런 교회였습니다. 누구나 다 함께 신앙생활하기를 원했던 그런 교회입니다. 예배당 모습이 알파와 오메가를 설계에 반영한 그런 멋진 교회입니다. 아순시온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상을 받은 그런 모습의 교회입니다. 아무리 건물이 훌륭하고 사람들이 많아도 분리의 영, 욕심의 영이 마음에 들어가면 한순간 교회는 풍비박산이 됩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에게 포탄이 되었고 그 파편이 목사의 큰 기도제목이 되었습니다. 긴 세월동안 교회는 힘이 들고 그 교회를 담임했던 전임 목사들에게는 일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였고, 오랫동안 기도하며 평온하길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이민자들의 노령화와 현지인 교인들의 증가, 새로운 목회자의 지도력 등등이 삼위일체가 되어 평안해졌습니다. 급기야는 이번 남미선교지방 지방회를 내년 연초에 아순시온 교회에서 열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해볼 때 지방회를 치르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일을 함께 지낸 우리는 28일(월요일)에 아순시온의 상징인 람바레(Cerro Lambare)탑에서 아순시온 복음화를 위한 통성기도를 드리고 로스 알페스(Los Alpes)에서 가족수양회를 하고 29일(화요일)에는 아뜨라(Atyra)시에 신축중인 교회를 방문하여 김정옥선교사 부부와 함께 뜨겁게 기도하고 30일(수요일)에는 브라질선교교회가 개척해서 봉헌한 아까라으미(Acaraymi)교회, 아로죠 과수 빌리꼬(Arroyo Guazu billico)교회 중 아까라으미교회를 방문해서 아떼미르 인디오목사와 교우들을 돌아보고 준비해간 쌀과 국수를 나눠드렸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 신경을 안 썼는데 100여명이 예배당으로 몰려와서 사뭇 당황이 되었습니다.

 방문하면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창문 유리창이 없어 지난 폭풍 때 지붕 일부가 밑바람에 들썩이다 일부가 파손되었습니다. 창문 유리 끼우고 함석지붕을 수리하는데 미화로 300불 정도가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아픈 숙제를 가슴에 품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임동수 선교사와 함께 교우들에게 나눠줄 이뻬 도마와 목회자 가정에서 쓸 유창목 잔을 받아 짐싸기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주일(4일) 예배 마치고 무늬가 선명한 질긴 나무 이뻬 도마를 하나씩 나눠드릴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