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자동차가 오래되면서 생활상처가 생기고 기능적으로도 좌우회전 할 때마다 약간씩 ‘으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등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 번 어떤 마트 주차장에서 양심불량 운전자가 치고 간 왼쪽 백미러가 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백미러 내장’이 다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운전석 쪽 문 두 개에 길게 상처가 생겨서 보기 싫습니다. 언젠가 안개가 잔뜩 낀 날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양쪽 깜빡이’를 켜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쪽 게시물 기둥을 미끄러지듯 긁고 지나가면서 생긴 상처입니다. 앞의 엔진룸 뚜껑에도 누군가 주먹으로 치고 지나갔는지 살짝 움푹 파인 자국이 있습니다. 제일 급한 것이 왼쪽 백미러를 떼어내고 새것을 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비가 와서 합선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번 엔진에서 물이 새서 엔진이 한번 들어붙는 대형 사고를 친 적이 있어서 왼쪽 계기판의 온도메타가 중간까지 올라가면 또 새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가슴이 덜컹할 때가 있습니다.

 자동차 총 점검 후 내린 처방

 정석윤 집사가 어느 날 교회에 왔다가 자동차 모습을 보더니 당장 카센터로 향했습니다. 엔진을 보는 곳, 백미러 교체를 위한 부속품상, 판금도색을 하는 곳, 타이어와 경정비를 하는 곳이 있다면서 각각 전문업체를 찾아야 한다는 정보를 가르쳤습니다. 엔진부동액 문제없음, 단종된 모델이라 어렵게 찾아 백미러를 교체한 후, 뒤돌아서 판금도색하는 공장으로 갔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점검을 하고 지난 금요일에 맡겨서 이번 수요일에 찾았습니다. 새 차처럼 되었습니다. 내 눈에는 손색이 없어 보이는데 보름정도 운전하다가 칠이 완전히 마른 다음에 전체를 한번 광내기를 해야 한다면서 보름 후에 오라고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3년 정도를 주기로 차를 바꾸던 습관이 있어서 7년도 더 된 차가 지루하기도 하고 고장이 나기 시작할 때가 된 듯싶어 몇 사람과 상의를 했습니다. 

 지금 타고 있는 차의 중고차 가격을 알아보기도 했고요.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3년쯤 타고 중고로 팔면서 계약금 보험금 몇 달 할부금은 준비하고 새 자동차를 사서 또 3년쯤 타는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7년 된 제 차를 두고 두 부류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엔진부터 외부까지 다 점검을 했으니 몇 년 더 타는 것도 좋겠다는 유지론을 강조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목사님 잘만 타면 10년도 더 탑니다”라는 뒷말까지 하면서 저를 안심시키려고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7년도 더된 차니까 또 어디가 고장 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고속도로에서라도 서면 어쩌려고 하느냐? 그러니 차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교체론이 있습니다. 똑같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약간 불안해집니다.

 하나님, 뒤에 짐칸 큰 차 하나 주세요

 현대자동차 공단이 있는 지역에서 목회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한국자동차 모델로 바꿔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솔직히 차를 잘 모르고 운전만 하고 있어서 고장이 날 확률을 줄이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동차 관리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우간 지난주 이번 주에 엔진부터 외부까지 한번 점검하고 손을 봤으니 당분간은 걱정 없이 새 자동차처럼 탈 수 있을 듯합니다. 코너링할 때 잡음이 들려서 카센터에서 점검을 했는데 괜찮다고 하는데 괜찮으면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주님, 7년정도 불평 없이 탔는데 새 자동차 주시면 안 될까요? 사람도 타고 뒤에 짐도 실을 수 있는 더 안전한 그런 차가 필요한데 주님 이왕이면 그런 차를 주세요.” 

 기도는 바람에 실려 하늘로 향한다. 당장 차가 없는 것도 아니니 천천히 응답 주셔도 좋지만 새 자동차 길들이러 산토스에 한번 가고 싶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