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들 중 한 사람인 단테는 이탈리아에서 출생하고 성장하였습니다.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Durante degli Alighieri)가 본명인데 단테(Dante) 또는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로 알려졌습니다.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이행하던 시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중세의 마지막 시인이자 근대의 최초의 시인으로 불리는 단테는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정치, 언어, 종교,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단테는 역작 ‘신곡’을 비롯해 ‘새로운 삶’, ‘향연’ 등의 작품을 남기며 중세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을 한 사람입니다.

 단테는 이탈리아어 아버지로 유명합니다. 단테의 대표작 신곡은 여러 방언으로 구성된 이탈리아어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알려집니다. 지금은 단테가 유명한 작가이지만 당대에는 정치가요 외교관으로 유명했습니다. 1300년에는 피렌체를 다스리는 여섯 사람의 행정장관 중 1명이었습니다. 아울러 그는 피렌체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로마에 파견되기도 했습니다.

 단테는 중세의 문을 닫고 르네상스의 문을 연 사람입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당시의 사회적, 지적 문제점들을 문학적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의식 있는 작가입니다. 단테가 남긴 영향은 대단합니다. 그의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 문제의식과 정교하고 세련된 그의 문체로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 사상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자료부족으로 그에 대한 연구에 한계가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그의 이름이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단테의 ‘신곡’은 불멸의 고전입니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며 중세 문학의 수작으로 손꼽힙니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따라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신화상 혹은 역사상 인물들을 만나 대화하며 죄와 벌, 구원의 개념을 정리합니다.

 ‘신곡’에서 ‘3’이란 숫자는 삼위일체를 뜻하는 성스러운 숫자로서 중요합니다. 이 작품은 ‘지옥편’, ‘연옥편’ 그리고 ‘천국편’의 3부로 구성되었고 각 부는 각각 33개의 노래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신곡은 서곡을 포함해 100개의 노래(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테에게서 100은 완전수를 상징합니다.

 ‘신곡’에 등장하는 베아트리체는 실제로 단테가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여인입니다.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하지만 평생 그녀를 사모했습니다.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단테는 10년간 방황합니다. ‘신곡‘에서는 이를 안타깝게 여긴 베아트리체가 그의 문학적 스승 베르길리우스에게 단테를 지옥과 연옥으로 인도하게 하고, 자신은 천국을 소개하는 구원의 여신으로 등장합니다.

 ‘신곡’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소개합니다. 단테가 숲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베아트리체의 부탁을 받은 베르길리우스는 단테를 저승 세계로 인도합니다. 베르길리우스가 인도하는 여행지는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입니다. 첫 여행지는 지옥입니다. 단테는 칠흑 같은 어둠의 지옥 속에서 낯익은 망령들이 고통에 신음하는 것을 보고 몹시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낯익은 망령 중에 그와 정치적 적대 관계에 있었던 망령들을 향하여 조소하고 비웃습니다. 지옥은 아홉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은 죄의 죄질에 따라 벌을 받습니다. 죄의 유형은 크게 태만, 애욕, 탐식, 인색, 낭비, 분노, 교만, 이교도, 폭력, 기만 등이 있습니다. 지옥의 끔찍한 광경을 언어에 담아내려는 그의 노력과 의지는 처절합니다. 단테는 사실을 전달하려고 애를 씁니다.

 둘째 여행지는 연옥입니다. 연옥은 성경에 등장하지 않지만 중세 로마 카톨릭의 교리에 등장하는 지옥과 천국의 중간지대입니다. 연옥은 바다 가운데 돌출한 분화구처럼 생겼는데, 고통은 있지만 이곳에서 죄를 씻으면 천국으로 갈수 있는 희망이 있습니다. 연옥에서 자기가 참회하며 씻을 수 있는 죄는 오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애욕의 일곱 가지로 이러한 죄들은 벼랑을 차례로 지나면서 하나씩 씻어집니다. 이런 연옥의 죄들은 구원받은 영혼이 되어 천국에 올라가기에 앞서 연옥에서 씻을 수 있는 죄들입니다. 이 모든 죄를 씻고 나면 천국으로 갈수 있습니다.

 지옥과 연옥을 안내한 베르길리우스는 천국까지 가지 못하고 단테를 베아트리체에게 인도하고 사라집니다. ‘신곡’에는 그 이유로 베르길리우스가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천국은 낮과 밤이 없는 광명만 존재합니다. 천국은 10개의 천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고천은 아홉 천계가 통일되는 곳으로 축복받은 자들의 진정한 보금자리입니다. 단테는 이곳에서 고귀한 영혼들과 대화하며 천국의 비밀을 알아나갑니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인도로 연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갑니다.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은 단테는 빛과 춤, 노래와 환희 그리고 완전한 덕의 세계인 천국의 여행길에 오릅니다. 베아트리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한 열개의 천체를 비유하여 담아낸 천국의 계층을 보여줍니다.

 단테가 본 천국은 10개의 하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테는 이런 하늘들을 순례하면서 사도들과 교부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합니다. 단테는 신곡의 천국편에서 사도들과 교부들의 입을 빌려서 천국을 지향하는 삶의 본질을 설파합니다. 물론 그의 메시지는 당시 중세 카톨릭 교리였습니다.

 신곡의 교훈과 의미를 이 짧은 지면으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신곡은 대중 사회를 향한 강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단테는 신곡을 통하여 당대의 사회를 깨웠습니다. 그는 지옥과 천국을 설명하면서 이 땅의 삶이 전부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단테의 신곡을 읽은 당대의 독자들은 충격과 도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테가 전하려 했던 것은 천국의 삶을 예비하지 않는 삶은 고통을 준비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단테의 신곡은 중세 로마 교회의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연옥의 등장이나 성인들의 등장은 구교의 향기가 진동하는 장면들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성모 마리아 앞에서 기도하는 것은 천주교 향기를 물씬 풍기는 장면입니다. 이런 지나친 종교적 접근이 단테의 천재성과 피나는 노력이 결합된 본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셋째 단테의 신곡은 신앙인이 천국과 지옥의 묘사에서 성경을 참고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단테의 신곡은 치밀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아울러 죄들을 상세하게 구분하고 인간의 악한 모습들을 다양한 죄로 구분하는 것은 독자들의 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렇게 신곡이 지옥과 천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지만 큰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못한 내용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