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칼럼)
2018/12/13 11:41 입력  |  조회수 :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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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묵 목사(신광침례교회 담임)
 
30여 년 전인 20대 초반에 저는 paraguay의 모 교회 전도사였습니다. 한인교회와 현지인 교회를 오가며 사역자의 꿈을 품고 막연한 비전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지만 돌아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어설펐던 시기였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결혼을 한지 얼마 안 되는 교회의 어느 선배가 자신의 집에 심방을 와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 “담임 목사님도 계시고 심방 전도사님도 계신데 왜 하필 나 같은 병아리 전도사를 부르냐?”는 저의 질문에 “없이 시작한 신혼살림이 너무나 초라하고 부끄러워서”라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애 첫 번째 심방 예배를 인도했었습니다.
 그 후로 십년 세월이 흘러 목사로 안수를 받고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다시 paraguay에 돌아간 어느 날, 한국학교 정문 계단에서 그 선배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서로 학부형으로 다시 만난 것이 정말 반가웠지만, 저를 더 반가워했던 분은 바로 그 선배의 남편이었습니다. 그 때 제가 심방을 가서 전한 말씀이 당시 초신자였던 그 남편의 마음에 큰 도전을 주었고, 그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며 열심히 산 결과 오늘의 성공을 이루게 된 것을 생각하면 저를 다시 만난 것이 너무나 기쁘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때 무슨 말씀을 전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중에 혹시 실수라도 할까 싶어 그때 제가 어떤 말씀을 전했는지를 조심스레 묻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 하리라”는 욥기 8:7로 말씀을 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저는 그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으리만치 부끄러웠습니다. 왜냐하면 그 구절은 재앙을 만난 욥에게 친구 빌닷이 찾아와서 회개를 촉구하며 욥을 비난하는 중에 했던 말로서, 적어도 신혼집에 심방 가서 복을 빌며 사용할 본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신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풋내기 전도사가 배경이나 의미도 모른 채 전했던 어설픈 설교를, 그 삶이 고달팠던 초신자가 하나님의 약속 있는 음성으로 마음에 받고 10여 년 동안이나 의지하며 이민의 삶을 일구었던 것이 그동안에 있었던 일의 전모였던 것입니다. 
 당신의 사랑하시는 백성의 힘들고 고달픈 삶과 마음을 모른척하지 않으시고, 또한 그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않고 들어 주시고, 풋내기 전도사의 어설프고 미숙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일지라도 은혜로 사용하셔서, 그 백성을 위로하시고 그의 막연한 믿음과 연약함 삶을 든든히 붙들어 주신 하나님,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렇게 우리를 사랑하시는 참 좋은 분이십니다.
 혹시 이 하나님을 아직 만나지 못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이번 주일에 가까운 교회의 예배에 참석해 보시기를 권면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준비하신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는 소중한 복을 놓치지 않고 받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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