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말복에 나눈 반계탕 복달임
2026/08/21 22:32 입력  |  조회수 : 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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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한국에는 입추(7일), 말복(14일)과 처서(23일)를 지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였죠? 브라질은 늘 한국과 12시간이 차이나는 정반대 위치에 있는 곳이어서 한국이 더위가 수그러들면 브라질의 진짜 더위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더운 계절로 달려가는 브라질 불볕더위

 겨울에 덮는 도톰한 이불과 침대보 밑에 깔았던 전기장판을 거두고, 두꺼운 잠옷도 얇고 보들보들한 소재로 바꿨습니다. 유권사님, 더위가 몰려오는 계절의 변화는 침대로부터 온다는 생각을 얼핏 해보았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민 온 연조에 따라서 더 실감나게 느끼며 사는 듯 했습니다. 한국식 치킨집을 운영하는 집사님에게 말복인데 주일공동식사 때 반계탕을 한번 하면 어떻겠냐고 넌지시 언급했습니다. 제가 하늘에 가서 별을 따오라고 말해도 일단 “네 목사님” 하고 보는 그런 집사님이십니다. 내 남짓 다 어려운 가정경제를 끌고 가는 형편인지라 진한 국물에 닭다리 하나와 통감자가 들어간 그런 음식을 상상했습니다.

 토요일 삼십 명도 더 되는 분들이 먹을 수 있는 닭을 한보따리 사와서 아가리가 넓은 커다란 들통에 넣고 한번 삶아 냈습니다. 그리고 새 물을 받아 닭을 앉히고 깐 마늘을 한 접은 넣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번 주일 공동식사는 반계탕으로 말복에 복달임하시고, 이제 시작되는 브라질 더위를 이기면 좋겠다”고 우리교회 카톡방에 소문을 냈습니다. 소문을 냄에도 불구하고 주일에 교회 출석이 어려운 집사님 가정, 두어 달 방학을 보내고 이번 주에는 꼭 나올 것이라고 다짐한 집사님 가정, 가끔 스리슬쩍 소리 소문 없이 교회를 빠지는 권사님 가정, 여자 권사님이 종합병원 격이라서 아흔 둘 장로님 혼자 나오시는 날이 더 많은 권사님 가정 등등이 오늘 주일 말씀 잔치에 불참하는 바람에 말복 잔치는 싱거워졌습니다. 소장파와 노장파가 따로 앉는 양쪽으로 나뉜 테이블에는 소장파 자리는 텅텅 비고 노장파 자리에 다 앉아서 공동식사를 하면서 커다란 들통에 남은 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로 고민을 하는 듯했습니다.

 196헤알로 전교인 삼계탕 파티

 반계탕을 만드느라 수고한 김집사와 교회 주방 전체를 물 흐르듯 조율하시는 박권사 두 분의 손이 빨라졌습니다. 일회용 그릇에 반계탕을 포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임권사와 김집사, 일하러 간 청년 규선의 저녁거리 등등에 한 보시기씩 싸드리고 손을 터는 김집사와 박권사의 손이 가벼워졌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 이 말복 잔치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까지도 잊지 않고 배달해서라도 억지로 참여시키는 말복 복달임 반계탕입니다. 뿐만 아니라 효선이네 강아지들도 부드러운 어린 닭 뼈를 함께 나누는 횡재를 하게 생겼다고 박권사님이 좋아하십니다. 그런데 유권사님, 이렇게 통닭집 김은경 집사가 기획한 전교인 복달임 잔치에 든 생닭 값 영수증에는 전부 196헤알(한화 5만 여원)이 찍혀 있더군요! 닭 한 마리 값이 3500여원, 한국까지 수출되는 브라질산 약병아리 값에 한 번 놀랐고 풍요로움을 나누는데 대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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