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지난 한달 한국출장 잘 다녀왔습니다. 시차가 아직 극복이 안 되어 몽롱한 가운데 피곤해서인지 입술이 터지고 입안에 물집이 생기는 등 한국 다녀온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활절 예배 마치고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서 동부연회 참석을 시작으로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형제자매 만나기, 동기모임, 선교보고,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사업차 한국방문 중인 교인들 심방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브라질로 돌아옵니다.
선교센터에서 각국에서 온 선교사들과 교류
금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고, 금년에는 숙소 아펜젤러 선교센터에 묵고 있는 선교사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선교지를 간접 경험했습니다. 선교센터는 이맘때가 되면 꼭 선교사소풍을 주선합니다.
어느 해에는 강화도, 금년에는 철원을 다녀왔습니다. 선교센터에서 나누는 선교지 이야기와 친교의 한달살기는 그래서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매년 한 달씩 묵다보니 서대문역이나 아현역에서 내려서 선교센터까지 십오 분 정도 걷는 길은 이제 익숙해졌습니다. 오가는 길에 있는 각종식당들, 까페, 슈퍼마켓, 세탁소, 미용실, 화원 등이 점점 눈에 익을 때쯤 다시 출국을 하게 됩니다.
과일을 좋아하는 아내는 당연히 한국이나 브라질의 과일가게를 즐겨 찾습니다. 특히 사과와 배 딸기 참외 등은 브라질과일과 비교대상입니다. 브라질에서는 수요성서연구가 끝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장을 갑니다. 달걀이나 야채, 아보카도, 바나나, 수박, 포도 등과 망고와 파파야 그리고 사과를 빼놓지 않고 사게 됩니다. 한국에 가면 강화 본가에서 저온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고구마, 곶감과 반시, 김장김치와 순무김치 등을 공급받아 숙소로 와서 한 달 내내 고향을 맛보며 삽니다.
한국과 브라질산 과일들 풍미비교
그런가하면 동남아에서 수입된 망고나 열대과일들도 사서 맛을 보는데 브라질에 못 미치는 것 같아 한국과일에 충실하게 됩니다.
유권사님, 이번에 한국에서 아드님 내외가 농사지은 블루베리를 한바구니 주셔서 플레인 요거트에 토핑해서 한 달 내내 실컷 먹고 여러 사람들과 나눈 것도 참 좋았습니다. 고향의 맛과 브라질의 일상의 맛 모두 익숙해져서 어디에 가서 살아도 적응할 수 있는 세계의 맛을 사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힐끔해봅니다.
브라질에 돌아와서 밤낮이 바뀐 어수룩한 세계인의 입맛이 전전긍긍할 때 상파우르 지인이 꿀이 들어있는 ‘성 조아킴’에서 생산된 사과 한 상자는 한국 사과와 맛과 풍미가 비슷했습니다. 세아 카타리넨시 산악지역 해발 1360미터의 브라질 남부 고산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정보엡이 가르쳐주는군요. 6-8월 사이 드물게 눈이 내리기도 하는 이 도시가 브라질 최대 사과생산지고 사과축제도 열리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브라질의 광대한 영토와 다양한 식생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