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우리 공동체는 참 자그마합니다만 그 속에는 우주나 태양계와 비교할 만큼 엄청난 영혼들이 있습니다. 제가 감당하기 너무 힘든 문제아들도 있고 고분고분하게 순종하는 순정파들도 있습니다. 몇 안 되는 교인들이 다 개성이 있어서 긴장을 늦췄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화요일 하루 함께 지내기
갑이는 가브리엘을 집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쇼핑몰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주 화요일에 쉽니다. 목사와 만나면 갑이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염원으로 한집사가 매주 쉬는 날인 화요일에 교회로 보낸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원래는 아침 9시 전에 와서 아침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모처럼 쉬는 날이어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9시 식탁에 처음부터 함께 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기다리다 식은 음식을 먹으면 그때에야 나타납니다. 이번 주에는 식사가 끝나도 오질 않아서 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거의 매번 머리는 부스스한 쑥대머리 총각입니다. 마냥 멋을 부리는 복장이 축구팀 유니폼과 머리염색입니다. 노란색 브라질 대표 팀 옷은 물론이고, 어떤 때는 호랑이가 새겨진 한국팀, 이번 주에는 독일 뮨헨의 녹색 옷을 입고 왔습니다.
우리는 화요일 아침 식사 후 시청 앞 공원 두 바퀴 4킬로 산책, 사모가 마련하는 점심, 아래층 화단과 화분에 물주기, 연못 금붕어 밥 주기를 하고나면 오후 두시가 됩니다. 두시부터 4시 전후까지는 간식을 먹으며 하는 공부시간입니다. 특별한 교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부시간은 맞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 조부모, 외조부모 이름을 외우고 쓰기를 했습니다. 파라과이 외삼촌과 미국의 작은 아버지 그리고 식구들의 이름도 외워 쓰기를 했습니다. 어른들의 이름을 한글로 쓰고 묻는 이에게 “0자 0자 쓰십니다”라고 격식에 맞게 대답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살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고 대답하며 이해를 시키고 재차 확인하며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했습니다. 드디어 성경을 공부하기로 하고 구약성경이야기, 신약성경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그리고 십계명 공부
천지창조부터 요한계시록 이야기까지 몇 번으로 나눠서 십계명과 주기도문, 그리고 사도신경에 초점을 맞춰서 성경을 풀어 나갑니다. 주기도문이 탄생한 배경과 그 내용을 설명하고 외우게 한지 여러 주가 되어 드디어 성공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공부시간에 예수님의 생애를 설명하고 나서 사도신경의 내용을 설명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믿는 믿음의 내용이고 그것이 2천년동안 변하지 않고 목사님과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믿음의 내용이라서 예배시간에 함께 고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도신경에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동정녀탄생, 십자가 고난과 부활, 승천과 재림, 교회와 성도의 교제, 죄사함, 부활과 영생에 대한 사도들의 신앙고백이라고 이해를 시켰습니다. 설명을 듣고는 비교적 단박에 외웠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했습니다. 잠자리에 들어서 잠들기 전에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외우고 자기로 말입니다. 내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갑이는 그렇게 할 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우리교회에서 잠자리 기도를 하는 몇 안 되는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출애굽사건과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을 배울 차롑니다. 매주 화요일 인격적으로 만나는 ‘가브리엘 규선’과의 화요학교는 당분간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