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제가 요즘 몸이 불어나며 숨이 차고 답답하던 차에 아내도 몸무게에 대해 민감한 모양입니다. 하루는 ‘운동머신 가족’의 집사님과 몇몇 분들이 다이어트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면서 스포츠센터(여기서는 아카데미라고 함)에 단체로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브라질 덩치 우람한 사람들의 표준에 따라 정해진 코스를 하고는 몸살도 나고 포기해야겠다고 결심하는 등 여러 사람과 계층 간의 다양한 의견이 백가쟁명(百家爭鳴)입니다.
아내가 좋아졌습니다
운동해서 살도 빼고 근력도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공통적인데 그것에 접근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말씀입니다. 전에 운동을 하고 근력이 제법인 성도는 센 운동도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평생 숨쉬기 운동만 하고 살았던 그런 부류는 조금만 힘든 운동에도 포기할 수밖에 없으니 의견의 일치가 어렵습니다.
유권사님, 저 같으면 제일 쉬운 운동을 함께 하면서, 점점 근력이 커지면 더 살이 잘 빠질 수 있는 조금 힘이 드는 운동을 추천하고 함께 하면서 이끌고 갈 것인데 화끈하게 시작해서 다음날에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운동에 흥미를 잃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단계별로 수준을 높여가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는 속담처럼 연못에 가서 고기밥을 주던 아내가 갑자기 목에 오돌토돌 돌기가 생기더니 점점 퍼져서 목 전체가 심각해졌습니다. 가렵고 쓰라리고 열이 나고 저는 문둥병 초기인줄 알고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이를 지켜보던 여선교회 회원들의 집단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모인 제 아내를 어떻게 낫게 할까!
다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살았던 집사님들이 각자가 자기가 치료했던 방법으로 알레르기 약, 병원, 저주파치료기, 한국에서 공수한 약 등등 다국적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성도들의 사랑이 하나로 뭉치면서 아내는 조금씩 차도가 생겼습니다. 붓기가 빠지고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살만해졌습니다.
운동복 한 벌에 적힌 국제 표준
그 와중에 교회 등기관련 미비한 서류를 들고 정석윤 집사와 쇼핑 한쪽에 있는 등기소에 이전 등록비와 서류를 접수하고 스포츠 용품점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살만해졌다”는 사인이니 목사로서는 나쁠 게 없고 혹시나 운 좋게 운동복 한 벌 얻어 입으면 더 큰 목소리로 “할렐루야 아멘”하고 고백할 수 있어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제 운동복 사이즈는 XL입니다. 미국에서도 같은 표기입니다. 그런데 브라질에서는 GG, 중국에서는 ‘180/96A’, 프랑스에서는 46-48, 유럽연합에서는 37, 러시아에서는 52-54, 멕시코에서는 EG,캐나다에서는 XL/TG라고 표시한다고 물건 꼬리표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제가 제 사이즈에 맞는 표시를 찾아 사면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각각 자기 지역에서 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XL(GG), 제 아내는 바지는 G, 상의는 M 표시가 된 운동복 한 벌씩 사 들고 왔습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