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내가 새벽기도 후 아침마다 기도하는 방 십자가 앞에는 무릎꿇을 때 앉는 방석과 팔을 놓는 방석이 있다. 어느 권사님이 아주 이쁘게 수 놓은 방석을 놓아주어 늘 감사 하고 기도하고 있는데 몇 주 전에 조그만 푸른 담요 한 장이 내 기도 방석 위에 놓여 있어 시리던 내 무릎을 따뜻하게 덮어주고 있다. 누가 갖다 놓았는지 모르겠는데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기도하시라고 한 따뜻한 마음의 선물이라 더욱더 감사하고 있다.
방석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내가 옛날 국민학교 시절 어머니가 결혼할 때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잃어버려 온 집안을 구석구석 찾아도 찾지 못했는데 어느 날 집에 놀러 온 사촌 동생과 이야기하던 중 어머니가 늘 깔고 앉아 계시던 방석을 사촌 동생에게 주며 “바닥이 차니 이거 깔고 앉아라” 하며 방석을 내어 주는데 무언가가 떨어져서 보니 그동안 애타게 찾던 반지였다. 방석 이음새에 반지가 끼어서 보이지 않았던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며 기뻐하시던 어머니는 “내가 괜히 식모를 의심했구나” 하는 소리를 듣고 ‘사람을 함부로 의심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또한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하루는 호텔을 운영하는 안수집사님이 찿아와서 “목사님, 교회 의자 방석을 새것으로 바꾸려고 여기 천 샘플을 가져왔습니다. 결정해 주세요” 할 때 나는 “집사님 그러지 않아도 방석이 너무 오래되어 바꾸려고 견적을 받았더니 돈이 많이 들어서 기도 중이었는데 감사합니다” 하자 그는 “목사님, 이 방석은 제가 직접 만들겁니다” 나는 “아니 집사님이 직접 만들어요? 어떻게?” “네 제가 처음 이민와서 옷장사 할 때는 하루 10시간씩 바느질했어요. 지금 시작하면 아마 한 달 정도 걸릴겁니다” 하는 것이었다. 한 달이 지나 아주 두툼하고 편안한 방석을 교회 의자에 깔아 놓고는 나에게 “목사님, 이 방석은 목사님 기도드릴 때 쓰시라고 특별히 만들었습니다” 하며 밤 색깔로 만든 방석을 선물 해 주었다. 나는 그 방석을 브라질에서 10년 정도 쓰다가 한국으로 가지고 와서 지금은 집에 있는 의자 방석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부터 그 방석을 다시 교회로 가져와서 기도방석으로 쓰기로 했다. 그 이유는 요새 교회를 은퇴하고 나서 한국에 와서는 믿음 생활이 점점 후퇴하고 있고 기도가 형식적이 되며 진실한 삶의 회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 구원의 열정과 뜨거운 기도를 회복하고 싶어서 예전에 진실하게 기도하던 기도 방석 위에서 새로운 은혜를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기도의 왕이라 불리는 죠지뮬러 목사님에게 기자가 “목사님은 나라의 지원도 받지 않고 어떻게 매일 그 많은 고아들을 입히고 먹이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기자를 데리고 자기가 기도하는 방을 보여주며 “나는 매일 저 두 구멍으로부터 모든 것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하였다고 한다. 얼마나 기도를 많이 했으면 방석에 구멍이 났겠는가. 그러니 죠지뮬러 목사님이 구멍 난 방석에 앉아 “아버지!” 하고 부르면 하나님 아버지가 “알았다” 하시면서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마다 보내주신 것이다.
역대하 7장 14절에서 16절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만일 내 백성이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며 나를 찿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며 그들의 땅을 다시 축복해 주겠다. 내가 이제 이 성전을 주시하고 이곳에서 드리는 모든 기도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이것은 내가 이 성전을 택하여 거룩하게 하고 내가 영원히 경배를 받을 곳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내눈과 내 마음이 항상 여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하셨다. 얼마나 하나님 아버지가 우리를 용서하시고 축복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시는 마음이신가!
내가 쓰는 방석을 보니 처음에는 제법 두툼했던 것이 이제는 납작하게 되고 조금 낡아지긴 했지만 조그만 구멍 하나 보이질 않으니 하나님 아버지께서 데려가시기 전에 작은 구멍이라도 생기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엎드려 본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