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포르투갈 왕국의 성립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포르투갈은 십자군 전쟁으로 성립된 나라입니다. 프랑크 왕국의 국왕이자 주후 800년 교황에 의해 서로마제국 황제의 칭호를 받은 샤를마뉴는,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하고 유럽으로 북상 중이던 이슬람 군대를 피레네 산맥 이남으로 밀어냈습니다. 그 후, 그는 이베리아 반도 북부의 땅을 네 명의 신하들에게 나눠주고, 그들이 이베리아의 이슬람 군대로부터 정복한 땅의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봉건계약을 맺었는데, 이것이 바로 ‘서방 십자군’, 또는 ‘레꼰끼스따(Reconquista)’입니다.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 정립한 네 개의 기독교 나라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것이 바로 포르투갈 백작령입니다. 주후 868년 백작령이 성립됐을 때부터 역대 백작들은 남쪽으로 영토를 넓혀갔고, 마침내 1143년 자모라 조약으로 왕국으로 공인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포르투갈, 대항해시대를 열다

 ‘왕국’이 되었다는 것은, 나라의 체제가 지금까지의 주요 정책인 영토확장을 수행하는 전시국가에서, 안정된 정치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는 경제국가로 전환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큰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주로 동방물품, 특히 향신료 무역을 통해서입니다. 지금이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당시 유럽에서는 고가에 매매되던 사치품이었거든요. 당시 동방 무역로는 육로와 해로 이 두 가지였는데, 육로는 에스파냐나 프랑스 같은 강대국으로 막혀 있었고, 주요 해로인 지중해는 베네치아 공화국이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대서양을 가로질러 동방으로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포르투갈 왕국의 주요 정책으로 정해지자, 항해왕 동 엥히께(Dom Henrique)와 동 죠엉 2세(Dom João II)는 비밀리에 항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수많은 과학자들과 항해사들이 초빙되어 이 항해계획을 발전시킨 결과, 1488년에는 바르똘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 함장이 희망봉을 건너는 것에 성공했고, 마침내 1498년 바스꼬 다 거마(Vasco da Gama) 함장이 이끄는 함대가 인도 캘리컷에 도착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대서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동방 항로’가 개척되었습니다. 

 또르데시야스 조약과 브라질 식민지

 이 신항로 개척으로 ‘대항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됩니다. 그런데 포르투갈 왕국의 이웃나라인 에스파냐도 6년 전인 1492년에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가로질러 북아메리카에 도착함으로써 ‘서방 항로’를 개척하였습니다. 이렇게 대서양을 중심으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 것이 막대한 부와 새로운 영토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두 나라는 1494년 에스파냐의 또르데시야스(Tordesillas)에서 협약을 맺었습니다. 그 내용이란, 까보 베르데(Cabo Verde) 제도 성 안톤 섬 서쪽 370 해리의 자오선으로 대서양을 동서로 분할하여, 자오선 서쪽에서 발견되는 땅은 에스파냐가, 자오선 동쪽의 땅은 포르투갈이 차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오선 동쪽’에 브라질이 끼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