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한인의 미래)왜 떠나는가?
2021/08/19 22:47 입력  |  조회수 : 1,423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로 기사전송 밴드공유 C로그로 기사전송

정기중.jpg

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브라질 한인이 줄고 있습니다. 이 말은 브라질에 살던 한인이 어디론가 떠난다는 뜻입니다. 모국인 한국으로 가던지, 인접국가로 가던지, 미국으로 가던지 지금 살고 있는 터전을 터나 국제이동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역이민’이라고 합니다. 이민자가 자기가 태어난 곳이 아닌 곳에 살다가 거주를 목적으로 모국으로 돌아가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국제이주를 말합니다. ‘재이주’라는 말도 많이 쓰이는데  ‘다시’라는 뜻을 강조함으로써,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 정착하려는 국제적 이동을 말합니다. 인류의 역사가 이주와 이민의 역사이고 역이주와 역이민의 역사이지만 동시다발적인 국제이주는 교통과 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0세기에 일어났습니다. 한 곳에 머물기도 하지만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류는 계속 이동하고 있습니다. 

 역이민은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한 개인과 가족의 국제이주는 수많은 사회현상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주국에서의 개인, 가족, 사회, 정치 환경의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역이민을 결정하고 떠나기까지 과정이 단순하지는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많은 변화도 있습니다. 역이민 후의 삶도 이전과는 다르지 않습니다. 재정착을 위해 경제생활을 해야하고 재사회화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역이민을 생각 할 때, 이민자들이 ‘어떤 이유로 떠나는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떠나는지’, 그리고 ‘떠난 후의 삶은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 바라보는 것이 총체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떠날까”라는 역이민의 이유와 동기에 대한 것입니다. 현지에서 태어난 2세나, 어렸을 적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온 1.5세를 제외하고 1세들은 힘들게 이주국에서 정착했습니다. 힘들게 자리잡은 곳에서 다시 떠나는 문제는 간단치 않습니다. 많은 고민, 시간, 비용, 희생 그리고 가족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익숙한 사회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합니다. 다시 떠나는 이유는 물론 경제적인 이유가 큽니다. 이주국에서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민자들을 고향으로 가게 하는 추동력입니다. 

 역이민해서 추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떠납니다. 혼자 떠날 수도 있고 가족 중 한 명을 먼저 보낼 수도 있고 가족 전체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주국에서 차별을 당하고 불안정한 정치상황에 대한 반응,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노후를 대비하고자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족, 문화적응 실패와 언어적 장벽, 고향에 대한 그리움, 정서적 안정감의 추구, 지인과 편안한 삶을 원하기도 합니다. 신분상의 문제, 제한적인 이민정책, 모국의 상황 호전과 같은 환경의 변화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역이민은 지금 살고 있는 이주국과 고향인 모국사이의 삶 사이에서 더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인들이 브라질 사회와 잘 어울리고 문화적인 동화도가 높으면 한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지사회와 잘 어울려서 사는 이민자일 수록 모국에 대한 접촉도가 높다는 사실입니다. 잦은 한국방문, 한국문화에 대한 자부심,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브라질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한인의 삶에서 발견됩니다. 브라질에 계속 살던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중요한 것은 현지사회에서 잘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ammicj@hanmail.net
"남미복음신문" 브라질 유일 한인 기독교 신문(nammicj.net) - copyright ⓒ 남미복음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 많이본기사
  • 화제의 뉴스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남미복음신문(http://nammicj.net) | 창간일 : 2005년 12월 2| 발행인 : 박주성 
    주소 : Rua Guarani, 266 1°andar-Bom Retiro, São Paulo, SP, BRASIL
    기사제보 및 문서선교후원, 광고문의(박주성) : (55-11) 99955-9846 nammicj@hanmail.net
    Copyright ⓒ 2005-2024 nammicj.net All right reserved.
    남미복음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