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월요일 새벽 기도 후 아내와 함께 마산 창원공원 산소에 갔다 부산을 들려 수요일에 서울로 왔다. 나의 할아버지 남하 이승규 장로님을 하나님이 불러 가신 99년째 되는 날로 한국에 와서 3년 만에 산소를 갔다.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가 참 섭섭하셨을 것이다. 그래도 얼굴도 모르는 막내 손자를 보시니 기쁘셨을 것이다. 한국에 와서 할아버지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믿고 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신 공로로 이런저런 혜택을 누리고 이렇게 교회 옆에 국민임대 주택에서 살게 해 주셨는데 하는 생각에 너무 늦게 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와 함께 마산가는 KTX기차를 타고 가면서 차창 밖을 보니 온통 벚꽃이 만발하게 피었다. 나는 벚꽃을 볼 때 마다 참 이쁘다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가 이렇게 한국 온 땅을 덮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생각해 보았다. 애국가에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 했는데 일제가 무궁화나무를 다 뽑아 버리고 벚꽃을 옮겨 심어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
1967년에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가 있는 현충사를 성역화로 만들어 개관하는 날 나는 백부님을 모시고 참석하였을 때 철기 이범석 장군이 대통령이 계신 옆에서 큰소리로 “여기 있는 벚꽃나무부터 뽑아 버려야 합니다”하는 소리가 지금도 내 귀에 쟁쟁하다.
사실 벚꽃은 잠깐 피어 자기를 뽐내다가 금방 떨어지지만 무궁화 꽃은 초여름부터 피어 10월까지 오래가는 은은한 멋을 풍기는 꽃이다.
마산에 도착하여 합포 문화 동인회 회장인 조민규 회장님과 기쁘게 만났다. 33년 만에 만나보니 86세의 노인이 되어 있었다. 그분과 함께 마산 창원 공원에 들어서니 동서남북이 계단식 무덤에 둘러싸여 나를 압도했다. 나는 “아니 무덤들이 이렇게 많아요 했더니” 우리를 데리고 가는 조회장님 제자인 배 부장이 “아마 100만구는 될 겁니다. 마산 시민보다 많을 겁니다”하는 것이다.
묘지를 따라가다 “선교사들의 묘”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역만리 캄캄한 땅에 와 복음을 전하다 자기 나라로 가지 못하고 이 땅에서 죽은 사람들을 보며 “저들 때문에 한국이 축복받고 우리가 구원 받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가다 이번에는 “부활”이라는 간판이 있는 무덤들이 보였다. 나는 “여기는 어디입니까”하자 배 부장이 “기독교인들이 묻힌 곳입니다. 교회들이 땅을 사서 만든 곳입니다” 그래서 보니 교회 이름들이 적힌 간판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무덤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슬픈 곳이지만 이곳은 죽음의 슬픔을 이기고 부활하는 “자랑의 부활” 무덤인 곳이다. 참으로 부활이라는 말이 얼마나 기쁘고 놀라운 말인가.
고린도전서 15장 “부활의 장”에 보면 “만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다면 우리의 전도와 우리의 믿음은 헛되고 우리가 지금도 죄 가운데서 사망을 주는 사탄에 매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부활하셨습니다. 사망의 권세인 사탄을 죽이시고 부활 하셨습니다. 이제는 그리스도가 첫 번째 부활하셨으니 우리는 그다음 부활하게 된 것입니다” 하였다. 그래서 사도 바울께서는 “나는 날마다 죽노라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다시 부활 한다 이것이 나의 자랑이라” 하셨다.
나는 할아버지 무덤 앞에서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얼굴은 못 보았지만 이렇게 할아버지의 믿음을 주셔서 주님의 종인 목사가 되었고 저도 할아버지처럼 교회도 개척했고 또 할아버지 증손자 사무엘이 할아버지처럼 한의사가 되었고 지금은 대를 이어 목사가 되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할아버지가 하나님 사랑해서 모든 후손이 다 구원받고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 같이 마지막 죽을 때 ‘주님 손목잡고 간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유언하고 죽은 다음 부활하여 천국에서 주님과 할아버지와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였다.
지금 코로나 19가 우리를 죽음에 몰아넣어 두렵게 하지만 우리 믿음은 죽음에서 부활 할 것을 믿기에 날마다 “부활을 자랑” 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