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한인의 미래)교육의 양극화
2020/05/14 20:40 입력  |  조회수 :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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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자가격리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힘든 시기입니다. 그래도 어른들을 차가 있으면 움직일 수 있지만 아이들은 하루종일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하나요. 타블렛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에게 다른 것을 하라고 하는 것도 한계에 부딪힌 것 같습니다. 필자의 아이들도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지만 대면수업보다 효과가 있을 지 의문입니다. 오후 3시부터 5학년, 3학년, 그리고 3살 아이의 수업이 30분 간격으로 시작합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 타블렛, 휴대폰을 총동원해 어떻게 구색은 맞췄는데 자주 끊기고 화질도 별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수업시간이나 내용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3살 막내 수업은 엄마나 아빠가 같이 있어야 하지요. 꼼짝하지 못합니다. 그나마 사립학교는 수업료를 받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공립학교 대다수 브라질 아이들은 어찌해야 하나요. 아이가 많은 집에서 동시에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 기기들은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요.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는 공립학교가 몇 퍼센트나 될지요. 브라질 교육부는 아이들을 집에 있으라고 하는 것이 최선의 교육이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브라질 교육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는 정부, 교육정책과 평가. 준비되지 않는 학교와 가정환경.
 브라질 교육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회의 불평등입니다. 교육이 브라질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겁니다. 하지만 출발선이 다르다면 분명 문제가 있지요. 작년 11월 Folha de São Paulo에 상파울로 Giuliana Pierri와 Luciene Bertolazi 두 도시 가정의 교육비를 비교한 결과 무려 114배 차이가 났습니다. 두 도시는 거리상으론 22km 밖에 나지 않습니다. 교육의 불평등 기회의 불평등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교육환경이 급변하자 자연스럽게 에넹(ENEM) 시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에넹은 고등학생 학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연평균 600만명이상이 응시하는 중요한 교육평가 중 하나입니다. 23개 연방대학, 26개 교육기관이 에넹접수로 입학사정을 하고 연방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도 필요한 시험이지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나 조건에서 격차가 나고 있습니다. 돈이 많은 가정환경의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사교육으로 준비를 할 수 있지만 돈이 없는 수험생은 어찌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 시험에 준비되지 않은 학생들, 특히 공립학교의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 입니다. 시험을 미룬다거나 다른 대체 평가방법을 찾자는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국 브라질 교육부는 예정된 일정대로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말고 브라질에 그나마 많이 보급되어 있는 TV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법도 논의 되었으나 두 대 이상 TV가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기꺼이 리모콘을 양보할 수 있는 부모도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브라질 한인들의 교육열은 이미 브라질 사회에 알려져 있습니다. 손과 머리가 좋고 빠른 한국인들의 기반에는 교육이 있지요. 한인들은 자신들은 못먹고 못 입어도 자녀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고 싶어합니다. 그 결과 한인 1.5세, 2세 3세들이 유수의 대학에서 교육받아 브라질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교육과정이 인터넷상에서 제공되는 현실을 바라보며 한인 자녀들에게 한국의 양질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교육시키는 것도 브라질 현실에서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기회의 폭을 넓혀주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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