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저녁 노을 빛이 아름답습니다”
2026/10/31 00:54 입력  |  조회수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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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오늘 10월 26일 월요일은 영광교회에서 선교사협의회 10월 월례회가 있는 날입니다. 교회에서는 교회지붕공사 마무리가 한창입니다. 공사를 하면서 간간히 비가 내리고 있어서 비가 새는 곳을 확인하며 공사를 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서재가 새서 책상이 흠뻑 젖고 노트북이 흠씬 목욕을 했습니다. 담당자의 이야기로는 서재쪽 지붕에는 물 빠질 곳이 없어서 벽을 뚫고 두꺼운 파이프를 연결할 준비를 하고 자재를 발주했는데 그 며칠을 못참고 비가 넘쳐서 낭패가 되었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공사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지붕에 고인물이 내 책상에 물벼락을 내려 노트북이 목욕을 하고 책들이 물을 먹어 몇권은 사용하기 어려워서 버려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마음을 추스려서 회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야 했습니다. 유권사님, 오늘은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아서 시간에 대서 갈 수 있었고 무거운 주제가 아니어서 모두가 상쾌하게 회의를 마치고 영광교회가 선교사들에게 점심을 잘 대접했고 목사님이 직접 식당 입구에 서서 영접해줘서 황공할 정도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70갑자 동년배 목사님 부부와 우리의 딸 고은비가 운영하는 비즈카페에서 그동안 밀린 회포를 푸는 동안 한두 가정씩 더해져서 급기야는 다섯가정이 되었습니다. 어린이 전도협회의 원선교사 내외, 아들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서 맘껏 고무된 이 선교사 내외가 합류했습니다. 목사들이 모이면 결국 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선교현장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아내가 저에게 자꾸 사인을 보냅니다. 서둘러서 몇가지 일처리를 하고 교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는 무언의 신호입니다. 양해를 구하고 까페를 나와서 주문한 음식들을 찾고, 이집사가 상파우르에서 저희에게 보낸 반찬을 담았던 통을 반납하고 최근에 한국에 가서 챙겨온 크래미와 홍채를 염치 없이 받는 등 상파우르의 일을 마치고 피라시카바로 발걸음을 옮긴 시간은 저녁노을이 무르익는 때였습니다.

 피라시카바로 내려오는 고속도로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 위치에 있어서 눈이 부셨습니다. 아내는 저녁노을이 이렇게 멋있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며 핸폰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끝차선으로 차를 옮기면서 천천히 운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석양이 정면으로 들어와서 눈이 부시지만 아름다운 것은 사실입니다. 고속도로의 언덕을 넘어갈 때면 반쯤 몸을 숨긴 햇빛이 장관입니다. 햇빛에 반사되는 언덕의 모습 또한 설명할 길이 없이 좋습니다. 오죽하면 제 아내가 연신 사진을 찍었겠습니까? 깜비나스 쯤에서 주위가 점점 어두워져 가며 둥근 저녁 햇빛이 더 화려했고, 피라시카바로 들어서는 편도 이차선 고속도로에서는 마지막 붉은 노을이 아름다웠습니다. 아마 아내가 노을 사진을 벌써 보낸 이들은 노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분들입니다. 이번에 같이 70을 맞는 ‘아름다운  저녁노을 세대’일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저녁노을에서 자신의 인생을 보고 열심히 사진으로 남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혼자 해보았습니다. 집에 와서 이 석양사진을 누구에게 보냈나 확인했더니 ‘서울과 지방’이란 단톡 방에 “오늘 상파우르에서 피라시카바로 가는 중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이런 지문과 함께 석양사진 두어장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사람은 “사진작가 시네요. 멋져요” 이런 칭찬댓글이 선명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댓글에는 “소박한 것을 칭찬해 주시는 넓은 배려의 마음, 감사합니당.” 브라질의 서울은 브라질리아니까 거기 사시는 분과 지방인 피라시카바에 사는 아내가 주고 받은 까톡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유권사님, 우리의 목회인생도 그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우리 인생 수명을 100세로 기준 잡았을때 일년은 정확히 14분 24초(14.4분), 자정에 태어나 100세 하루를 마친다고 계산하면 내 나이는  오후 4시 48분, 한낮의 분주함은 지나갔지만 아직 하루가 많이 남아 있는 풍성한 저녁시간을 앞둔 해질녘 바로 전입니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즐겁게 계획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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