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야의 만나
시내산을 향해 광야 길을 달리는 성지순례객
차창으로 보이는 건 메마른 땅, 쨍쨍한 해, 황토바람
간간이 보이는 양떼, 낙타, 목동이 사는 천막
수박, 파인애플 뿐인 쉼터 그늘막에서 쉬어가는 중에
고난의 광야생활 사십년, 만나 먹던 광야 길을 물끄러미
지금은 만나 대신 곡물 싣고 달리는 트럭을 바라보는 순례객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이제는 우리의 기력이 다하여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
(민수기11:5-6)
- 시내광야, 이집트, 2008.5.16 -
글ㆍ사진 박태화 장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