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현 목사(샬롬교회 담임)
[본문 : 요한복음 10:22~42]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이르렀을 때가 수전절이었습니다. 수전절은 히브리어로 ‘하누카’축제라고 불립니다. 이 수전절은 안티오쿠스 4세가 성전 제단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도록 하고, 돼지를 잡아서 드리도록 한 것에 대하여 반발하여 ‘성전정화’를 명분으로 마카비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을 기념하여 ‘성전정화’의 의미로 8일간 12월 겨울에 지내졌습니다. 이 수전절에 예수님께서 성전의 솔로몬 행각을 거니실 때, 유대인들이 ‘당신이 언제까지 우리 마음을 의혹하게 하려 하나이까 그리스도이면 밝히 말씀하소서’라고 말합니다. 그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믿지 아니하는도다’라고 하시면서‘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계속해서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고 하십니다.
수전절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있었을 것입니다. 마카비 혁명을 통해 ‘하스모니아 왕가’가 세워졌을 때 그가 ‘메시야’인가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 역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로 인해서 사람들은 수전절을 지키면서 메시야의 오심과 다윗 왕국의 회복을 간절히 소원하였습니다. 그런 정황 속에서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누구신가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시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행한 사역을 보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주님의 행하신 사역과 말씀을 보고 믿는 사람은 주님의 양이기에 믿고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혹을 갖고 질문만 하는 이들은 믿지 않음으로 당신의 양이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은‘아버지는 나와 하나이니라’라고 하시자, 유대인들이 신성모독이라고 하면서 돌을 들어 치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 모독이라 하느냐’라고 하십니다. 또한 ‘만일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행하지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려니와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을 믿으라 그러면 너희가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사역을 통해서 당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말씀하고, 그 사역을 보고서 판단을 하라고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본문에서 ‘수전절’에 예수님의 정체성 논란이 일었다는 것에 초점이 있습니다. 수전절은 ‘성전정화’를 기념하는 축제의 날입니다. 그 날을 통해서 하나님께로 자신들이 회복되어야 할 것을 기억하면서 헌신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관점은 철저히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종교적 관점 곧 율법이 강함으로 해서 하나님의 보내신 자와 행하시는 일을 보고서도 깨닫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답답하셔서 ‘나를 못 믿겠으면 내가 하는 일을 보고서라도 믿으라’고 하시지만, 그들은 믿고 싶지 않아서 믿지 않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현장에서 유대인들과 같은 불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사역의 현장에서 그분의 일하심을 보고 믿는 믿음의 자세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전통이 너무 강하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지 못하고 유대인들과 같이 판단하고 정죄하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