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성결한 크리스천
2015/01/30 19: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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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그해 여름도 몹시 더웠다. 우리 식구 네 사람은 일주일 동안 휴가를 얻고 395번 도로를 죽 올라가면서 캠핑도하고 낚시도 했다. 비숍을 지나고 맘모스를 지나면서 레익 타호를 향해 가는데 사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도로 곁에는 수정 같은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들은 “야, 물이 맑고 깨끗하다, 목욕하고 가자” 그랬다. 모빌 세우는 곳에 우리 차도 세워놓고 냇가로 뛰어 들었다. 6살, 7살 난 것들이 신나게 물장난을 쳤다. 나는 머리와 온 몸에 비누칠을 하고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했고 아내는 식구들의 옷을 그 맑은 물에 계속 빨았다. 모빌에 있던 미국 사람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나와서 우리들의 노는 것을 구경했다. 그들의 보는 눈이 심상치가 않았다. 나는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미국인 한사람이 우리 곁에 오더니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긴장 되었다. 미국 사람 만나는 것만도 무서운데 오라는 손짓을 하니까 덜컹 겁을 집어 먹었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 분은 친절하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오렌지 카운티 스탠톤에서 왔다고 했다. 그러나 그분의 물음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는 질문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당신네 나라에서는 그렇게 물속에서 빨래하고 목욕하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내 고향은 제주도 중문인데 천제연 상 하류에 이렇게 수정같이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고 여름이면 자주 가서 목욕하고 빨래한다고 그랬다. 영어로 말이 됐는지 안됐는지 그 사람은 머리를 끄떡끄떡했다. 미국 온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기에 아직 1년이 되었다고 했다. 다 듣고 난 다음 그 분은 미국에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물은 내려가서 식수가 된다는 것이라고. 당신들처럼 사람마다 다 들어가서 이렇게 하면 얼마나 물이 더러워지겠냐고. 엘에이 사람들이 이 물을 먹을 것이고 당신 식구들이 먹는 물이 될 거라고 했다. 나는 가르쳐줘서 대단히 고맙다고 몰라서 그랬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머리를 몇 번씩 꾸뻑이며 말했다. 계속해서 말하기를 목욕하고 빨래하고 싶으면 그릇에 물을 떠다가 저 밖에서 하고 그 물은 나무나 풀 밑에 부으면 된다고 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긴장한 자식들에게 잘 설명해 주었다. 자식들은 “미국이 참 좋아요” 그랬다. 나는 지금 떨려서 얼굴이 질려 있는데도. 아, 그래서 미국의 강이나 시내가 이렇게 맑은 것이구나. 철저하게 환경을 보호하는 구나.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맑은 강물은 맑은 사람들이 만드는구나 생각했다.
 캠핑을 하면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도 주위가 깨끗했다. 쌀 뜬물이나 채소 찌꺼기나 밥찌꺼기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모두 그릇에 물을 담아가지고 자기 테이블에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오래전 일이었다. 한강물이 더럽고 냄새가 난다고 한다. 한강물이 맑으려면 사람의 마음이 먼저 맑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쓰레기 냄새 때문에 불편한 기간을 보내야만 했다. 바다가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보았다. 낚시터도 더러웠다. 산과 들에는 버려진 쓰레기들로 더러워지고 있었다.
 하나님은 성결하신 분이시다. 이 세상이 깨끗하게 되기를 바라고 계시다. 그런데 세상은 점점 악하고 더러워져 가고 있다. 환경이 깨끗해지기를 기다리지 말자. 마음을 먼저 깨끗하게 가지자. 마음이 깨끗하면 저 한강물도 깨끗해 질 것이다. 홍수가 나서 흙탕물이 내려와도 상류 어디엔가 맑은 샘이 계속 솟아나고 있다면 2-3주 후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그 냇가를 흐를 것이다. 내가 먼저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 가자. 세상이 아무리 악하고 더러워도 교회가 깨끗하고 크리스천이 깨끗한 생활을 계속한다면 차차 이 세상은 아름답고 맑은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난 그 다음 주일에는 성결의 은혜라는 제목으로 깨끗하게 살자 라고 목이 터지도록 소리소리 질렀다. 보청기 볼룸을 올린 할머니가 귀를 막으며 볼룸을 낮추는 것을 보면서도.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성결하고 깨끗한 크리스천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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