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9월 24일에 미국 서부 오레곤에서 박락순 권사라는 분이 96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분은 1949년 5월에 포틀랜드 UP대학에 한국인 여성으로는 첫 번째로 유학하여 그곳에서 결혼하고 부부가 그들의 집에서 오레곤 한인회를 시작한 분으로 한인 유학생들을 많이 도와준 분입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분을 처음에는 악연 같이 만났다가 나중에는 아주 좋은 선연으로 교제하였기 때문에 그 일이 생각나서 몇 줄 적어봅니다.
박 권사님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교회를 개척할 때였습니다. 미국 산호세 성결교회 담임 목사님이신 김석규 목사님이 70세에 은퇴하시고 우리가 사는 지역에 와서 예전에 유학 생활할 때 도움받았던 박 권사님과 10여 명이 성결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우리 가족과 다른 분들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목사님이 교회를 잘 섬기는 우리 가족들과 교회를 이끌어 가게 되자 서로 갈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때 내가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어 교회 전도사로 일하게 되었는데 박 권사님은 나를 전도사로 부르지 않고 만나도 인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박 권사님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인사하였고 항상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불교신자인 박 권사님의 어머니가 위독하여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찾아갔는데 스님이 병문안 왔다 나간 후 우리 부부가 병실에 들어가자 박 권사님과 여동생분이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때 내가 어머니를 보니 숨을 안 쉬는 것 같아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어 손을 만져보니 차가워 밖에 있던 권사님에게 “어머니가 숨을 안 쉬는 거 같네요”하자 놀라며 들어와서는 “엄마, 엄마 부르면서 조금 전에도 숨 쉬셨는데” 해서 다시 보니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상주들과 인사하는데 박 권사님이 나를 보고 “전도사님 용서해 주세요 전도사님이 제 어머니 마지막 임종을 보셨네요 감사합니다”하며 정중히 인사를 했습니다. 그 후부터 서로 인사하며 큰 농장을 경영하는 권사님 댁에 찾아가면 싱싱한 무와 밤들을 대접받곤 했습니다. 하나님이 악연을 선연의 관계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나는 그때 잠언 16장 7절 말씀 “사람의 행위가 여호와를 기쁘시게 하면 그 사람의 원수라도 그로 더불어 화목하게 하시느니라”하신 말씀대로 이루시는 것을 체험한 후 목회하는 동안 사람들과의 어려운 관계가 생기면 먼저 하나님께 그 사람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변함없이 대하면 언제나 좋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응답을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뇌를 기분 좋게 해주는 낱말 퀴즈> * 지난주 정답=(이부자리/수면마취)
노란색 칸에 들어갈 단어를 맞춰보세요. 정답은 다음 주 컬럼에 기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