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복 목사의 복음과 삶)브라질의 추위를 매섭게 느끼며
2024/07/12 10:1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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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복 목사(시온성장로교회 담임)

 

 지금 브라질은 추운 겨울입니다. 한국에서 살다가 브라질에 왔을 때 “이것도 추위라고 하면서 추워하는가?”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한국은 추울 때 기온을 살펴보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것을 봅니다. 저는 경기도 양평의 국수 출신입니다. 이곳은 예전에 바로 팔당댐이 생기기 전에는 그리 추운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팔당댐이 생기고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 보니 양평 날씨가 상당히 추워졌다고 합니다. 저의 기억으로는 양평의 최저기온은 지난 81년의 영하 32.6도였습니다. 그때 진열대의 소주병과 음료수병이 터져나가는 강추위로 이름이 났었습니다. 아마도 남한에서는 아직 이 기록이 깨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이 춥다 보니까 저는 목회를 하더라도 따뜻한 곳으로 가서 목회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때는 제주도가 가장 적당한 곳으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래도 남한에서는 제주도가 따뜻한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역을 하는 곳은 서울을 떠나지 못하였습니다. 서울 중심 광화문에 있는 새문안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시작하여 전임까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중구 신당동에 있는 신일교회로 부목사로 부임해 8년이라는 시간을 열심히 사역했던 기억이 저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이 두 개교회에서 사역하면서도 겨울만 되면 너무 추워 두꺼운 옷을 껴입으며 추위를 견디어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제가 2004년 한국이 한참 추울 겨울 12월에 브라질로 담임사역을 하기 위하여 날아왔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고 한 번도 생각지 않았던 브라질, 한국에서 가장 멀다고 하는 땅끝 브라질, 한국에서 브라질 하면 아마존을 생각하며 그 뜨거운 나라에 가서 어떻게 견디며 목회를 하려고 하느냐? 하면서 오지 같은 브라질에는 생각지도 말고 가지도 말라고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브라질에 가서 목회하려는 목사들은 미리 가보고 기후, 환경, 문화 등이 어떤지, 가족이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래도 지낼 수 있겠다 싶으면 온다고 하는 브라질인데 저는 청빙을 받고는 3개월 안에 일사천리로 준비하여 달려왔습니다. 

 그때가 12월 22일이었으니 한국은 엄청나게 추운 날씨였습니다. 그런데 브라질은 한국과는 많은 부분이 반대였습니다. 시차가 12시간이다 보니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르고 계절도 반대였습니다. 한국의 추운 겨울이었는데 브라질에 와보니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긴소매를 입고 다니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나시나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리고 날씨가 덥다 보니 오후 3~5시 사이에 굵은 소낙비가 30-40분 정도 세차게 내리고는 금방 그치는 것입니다. 상파울루는 고지가 800m 정도의 고지에 있는 도시이다 보니 습도가 없고 해가 뜨겁게 내려 쪄도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했습니다. 각자의 집에는 무더운 날씨인데도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그래 걱정을 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창문을 통하여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니 에어컨은 없어도 살겠더라고요. 오히려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이런 곳에 와서 살다 보니 너무 좋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의 여름인 계절이 이곳은 겨울인데 바로 지금 7월이 겨울입니다. 이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오돌오돌 떨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니 겨울 아침 기온은 영상 14~17도가 되고 낮에는 영상 25~27도가 되는데도 밤에 잘 때는 추워서 벌벌 떨면서 자는 중입니다. 이곳은 한국에 있는 난방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벽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 더운 나라이다 보니 창문과 베란다 문이 크게 달려 있습니다. 바람을 잘 통과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틈으로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겨울의 날씨 기온이 영상 7-12도까지 내려간다거나 겨울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추워서 어찌할 줄을 모릅니다. 그래서 잘 때는 침대 발치에 전기 찜질하는 방석만 한 크기의 따뜻한 것을 넣고 자면서 밤의 추위를 이기고 있습니다. 

 저금 지금 감기에 걸려 목이 쉬었습니다. 몸살감기는 아닌데 목감기가 와서 지난 주일에도 설교하는데 힘들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아직도 안 돌아와 새벽 설교할 때 탁한 소리로 간신히 나는 목소리로 설교를 하니 설교를 듣는 성도들에게 미안함이 가득합니다. 새벽에 교회에 나가서 예배드리기 전 기도하는 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추위가 뼛속으로 스며 들어가는데 이 추위는 한국에서 느끼는 그 추위와는 또 다른 추위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추위로 따진다면 한국의 조금 추운 봄가을 날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그런 날씨에 그리 벌벌 떠느냐?”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한국 기온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살다가 저와 결혼하기 위하여 지난 5월에 브라질로 들어온 제 아내는 건강하고 추위를 잘 안 타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추위를 안 타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춥다고 하더라고요. 아침 날씨가 14도 정도인데 말입니다. 밤에 잘 때는 나는 추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는데 아내는 반소매 옷에 이불도 걷어 젖히고 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 춥냐고 물었더니 추운 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기간이 조금 지나다 보니 그렇게 건장한 몸인데도 이 추위에 고생하였습니다. 몸살이 난 것입니다. 아내가 감기몸살로 수요예배에 참석하지 못하자 성도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브라질의 추위를 무시하지 말라고요. 뼛속까지 스며드는 이 추위는 한국의 추위와는 다른 차원의 매서운 추위라고요. 이런 추위이다 보니 아내가 브라질에 오자마자 매서운 추위를 맛보면서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아내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하며 맛있는 피자를 사서 들려 주신 장로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아내는 제가 목이 아프고 추위를 많이 타다 보니까 오히려 나를 염려해주고 기도해 주고 무엇이라도 더 해서 먹이려고 애를 씁니다. 지금도 맛있는 호박죽을 만들어 주어 따끈한 호박죽을 먹으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주 안에 아내도 저도 건강한 몸이 되어 맡겨진 일들을 잘 감당하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두 손을 모읍니다. 독자 여러분, 어디에 계십니까? 한국의 무더위나 브라질의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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