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의 나눔칼럼)아름다운 만남과 헤어짐
2023/10/19 22:14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이수명목사.jpg

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이번 미국 여행에서 주일 예배를 두 번 드렸다 둘째 아들 내외가 미국교회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있는데 부모님을 위해 한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려고 집 근처에 있는 한국교회 1부 예배 시간에 갔더니 교회 문이 닫혀있었다. 나는 아들에게 “교회 예배 시간을 확인해 보았냐” 하자 아들이 “네!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1부 예배가 없어졌나 봐요” 나는 “교회가 인터넷에 예배 시간을 제대로 알려야 하는데 성의가 없구나”하며 아들 부부가 다니는 미국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다음 주일에는 시애틀 행복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아담하게 지은 교회와 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고 성도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활력이 넘치는 교회였다.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님이 기도와 말씀을 전하는데 울먹거리며 성도들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오늘이 마지막 설교를 하기 때문이었다. 

 목사님이 말씀 중에 “13년 전에 교회를 개척하여 성도님들과 함께 오늘 같이 부흥을 이루게 되었다”고 감사하며 “한국에 가서도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목회 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6년 전에 브라질에서 섬기던 교회를 떠날 때에 있었던 일들이 회상되었다.

 우리 부부는 브라질에서 15년 동안 살면서 참 행복했다. 미국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불편한데다 강도들과 도둑들 때문에 항상 불안했지만, 우리가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회와 성도들이 너무나 좋았고 선교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어려운 일들을 이겨 나갈 수가 있었다. 한참 교회가 부흥이 되고 평안하게 목회할 때 내 나이가 70살이 되어 은퇴하게 되었다. 그때 교회 성도들이 함께 더 있기를 원해 1년을 더 있었는데 아내가 “교단법에 70세면 은퇴하게 되었으니 그만 두자”고 하였지만 나는 더 있고 싶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자 아내는 “나는 미국으로 가겠다”고 하며 가는 바람에 후임 목사님이 오면 그만두기로 하였다.

 그런데 후임 목사님 부부가 한국을 떠나 브라질에 도착하였는데 사모님이 평소 앓던 신장염의 지병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한 후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교회도 한번 못 와보고 떠난 것이다. 교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사태를 수습하려고 미국 가는 일정을 연기하고 교회에서 장례를 치르고 후임 목사님을 위로하고 성도들과 교회를 안정시키기 위해 몇 주일 더 있다가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브라질에서 교회를 섬기는 동안 나는 모든 면에서 아주 부족한 사람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십자가 밑에서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오늘 밥 좀 사세요”하며 밥을 같이 먹으면서 “교회 일에 열심 내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것이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었다. 이러한 관계가 한국에 와서도 계속되어 한국을 방문하는 분들이 연락하여 만나 지난날 함께 기쁘게 교회를 섬긴 일들을 나누고 있다. 잊지 못할 추억들이다.

 사도바울이 복음을 전하는 동안 감옥에도 가고, 돌에 맞아 죽을 뻔하기도 하고, 계속되는 어려움 가운데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평신도 동역자들과 좋은 관계를 가져 위로와 기쁨을 받았기 때문이다. 로마서 16장에 보면 사도 바울이 복음의 꽃이라 불리는 로마서를 뵈뵈라는 여성도가 가지고 로마에 가게 한다는 것은 지금과 달리 그때는 목숨을 내놓는 일인데 그 일을 뵈뵈 여성도가 감당한 것을 보면 사도바울이 좋은 평신도 동역자들과 생명을 나누는 관계를 가졌다는 뜻이다.

 로마서 16장 3절과 4절에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의 목이라도 내어놓았나니 나 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저희에게 감사하느니라” 하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또 중요한 것이 만남보다 좋은 헤어짐이다. 그런데 좋은 만남과 헤어짐의 비결이 있다.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예수님이 그때그때 마다 좋은 만남과 헤어짐을 이루게 하신다. 이렇게 좋은 관계를 내가 힘쓰고 애써서 지켜나가도록 해야 되겠다. 감사하며 아멘.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ammicj@hanmail.net
"남미복음신문" 브라질 유일 한인 기독교 신문(nammicj.net) - copyright ⓒ 남미복음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