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78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이었다. 우리 부부는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와서 태극기를 아파트 창밖에 걸고는 부지런히 서울역 광장으로 가서 대구 가는 기차를 타고 동대구에서 내려 대구 시티투어 버스 2층 제일 앞자리에 앉아 삼성이 제일 먼저 시작한 삼성상회와 대구에서 가장 번화가인 동성로, 청라언덕과 조선시대 3대 시장의 하나였던 서문시장을 거쳐 2시간 50분 동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더운 햇살과 싸우며 새로운 버스 관광을 했다. 몸 관광이 아니라 눈 관광을 하였다. 그래도 좋았고 감사했다. 이번에 대구에 간 이유는 나라에서 8·15광복절이라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기차여행을 할 수 있도록 선물을 주어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아내가 “대구에 한번 가 보자”고 할 때 내가 공군에서 군대 생활할 때 대구 동촌 비행장에서 몇 개월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겪은 일이 생각나 대구에 갔다. 군대에 있을 때 하루는 누가 나를 면회 왔다는 소식을 받아 가 보니 어떤 분이 둥그런 큰 종이 뭉치를 들고 방문한 것이었다. 그가 명함을 주어 보니 대구에 어떤 회사 이사 000라고 적혀있었다. 내가 “어떻게 방문하셨나요?”하자 그 사람이 갖고 있던 큰 두루마리 종이를 푸는데 보니 8폭 병풍이었다. 동양화 그림으로 여덟 분의 화가가 그린 그림이었다. 내가 “이게 웬 그림입니까?”하자 그는 “네, 이 그림은 우리 집의 가보인데 누가 이 그림을 비싼 값에 살테니 진짜라는 감정을 받아 달라는군요”해서 “그럼 그림 감정하는 곳에 가야지 왜 나에게 왔습니까?”하였더니 이 사람이 “여기에 그림을 그린 여덟 사람 중 다른 분들은 다 세상을 떠났고 제일 마지막에 그린 한 분만 지금 살아 계시는데 그분이 이당 김은호 화백이십니다.”그런데 이분을 만나려고 하니 만날 길이 없던 차에 노산 이은상 선생님이 이당 선생님과 절친한 사이라고 누가 알려 주고 지금 조카분이 대구 공군부대에 있다는 소식을 주어 이렇게 찾아왔다며 좀 만나게 해 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하도 사정을 하여 이당 선생님 비서에게 연락하고 특별휴가를 내어 같이 찾아가서 이당 선생님을 뵙고 인사드린 후 그림을 보여 드렸더니 내가 그렸다 안 그렸다 하는 말이 없이 가만히 그림만 보고 계시는 것이었다. 그때 비서가 “우리 나가십시다”하여 나온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제 길을 터 주었으니 열심히 해 보시오”하고는 잊어 버렸다. 그 후 며칠이 지나서 그 이사가 다시 전화를 하여 통 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무슨 대답을 들어야 하겠는데 아니다, 맞다 말이 없고 비서도 잘 안 만나려고 하니 한 번만 더 수고해 달라며 자기 목숨이 달렸다면서 애걸하여 나는 이당 선생님 비서에게 연락을 하니 그쪽에서 대뜸 하는 말이 “그 무슨 이사인지, 양반 나부랭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어디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아니 무슨 기본 예의도 없어요! 그냥 맨입으로 감정을 받으려고 하면 됩니까?”하며 화를 내는 것이다. 그때 나는 왜 비서가 안 만나려고 하는 줄 알았다. 그 사람이 연락을 다시 할 때, 나는 “여보 당신이 열심히 찾아가면 무엇 해요. 감정비와 선물을 갖고 가야지 대답을 받을 것 아니요”하자 “감정비요! 아 그것은 나중에 감정이 끝나면 드리려고 했지요” 나는 속으로 “이 사람은 안되겠구나”하며 “알아서 잘 해보시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이당 선생님이 돌아가셨으니 그 그림은 감정을 못 받았을 것이다. 잠언 18장 16절에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너그럽게 하며 또 존귀한 자의 앞으로 그를 인도하느니라”하셨다. 우리는 이웃에게 뇌물이 아니라 선물을 많이 주도록 하자. 뇌물과 선물은 어떻게 다른가? 어느 목사님 글에 “자기는 아이들 선생님들에게 학년이 끝나면 꼭 아이와 함께 찾아가 감사 인사하며 조그만 선물을 드린다”고 하면서 “학년이 시작할 때 선물을 주면 잘 봐달라는 뇌물이지만 학년이 끝난 후 선물을 주면 감사하는 선물”이라는 말을 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에베소서 2장 5절에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가 은혜로 구원을 얻은 것이라)”하시고는 8절에서 “이 은혜는 너희가 일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냥 주신 선물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우리는 숨을 쉬어야 사는 것처럼 하나님이 나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을 주셔서 영혼을 살게 하신 것을 감사하는 입술의 열매로 하나님께 선물을 드리자. 감사하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