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순 권사(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드라마(drama)라고 하면은 보통 첫 번째로 떠오르는 말이 연속극이다. 모든 사람들이 즐겨보는 일일 드라마로 시작해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주말드라마, 창사 기획 드라마, 대하 드라마 요즘 자주 등장하는 웹드라마까지 장르별로 구분한 듯한 드라마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드라마의 얘기를 하려는 게 오늘의 주제는 아니지만 자주 보게 되는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음식을 먹는 장면이기에 출발을 여기서 시작한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상차림은 배경 설정에 한 몫을 하고 드라마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즉 부유한 상류층이 등장할 얘기라면 파티 음식의 셋팅 장면이 나오고 소박한 가정집 식탁은 엄마의 손맛 음식이 주를 이룬다. 또한 가난하거나 바쁜 사람들의 일상이 등장할 때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드라마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너무 자주 나오면 먹는 분량이 너무 많아 내용의 진전이 궁금하고 또 전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없으면 ‘아니 이 사람들은 도대체 먹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인가’하는 이상한 생각으로 꼬이기도 한다. 음식이라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생존의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어떻게 어떠한 방법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가! 에 주목하게 되는데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문화는 사람들이 처한 환경에 따라 생성되기도 하고 변천되기도 하면서 수많은 음식 문화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식사로서의 음식은 일상이지만 문화와 역사로서의 음식은 인문학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도 비숫한 예가 있지만 왜 우리나라는 삼짇날에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을까? 브라질 사람이 즐겨 먹는 페이조아다의 근원을 안다면 아마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10대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난리다. 그 중에 역사에 관심이 많고 흥미로워 하는 애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음식문화는 역사의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냉면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여름철 더위에 시원한 것을 먹고 싶어서 먹는다면 음식의 진면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분과 열량의 공급이 필요하다. 따라서 더운 날에 내 몸 안에 온도는 차가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거기에다 찬 음식을 공급한다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한국인은 이런 음식의 과학적인 원리와 상관없이 잘 소화하고 있으니 역시 대단한 민족이다.
문학 속에서의 음식도 시대에 따라 다양한 음식이 등장한다. 문인들의 작품에 아동 문학가 방정환 선생님의 수필 ‘빙수’에는 빙수가 등장한다.
빙수에는 바나나 물이나 오렌지 물을 쳐 먹는 이가 있지만, 얼음 맛을 정말 고맙게 해주는 것은 새빨간 딸기 물이다. 사랑하는 이의 보드라운 혀끝 맛 같은 맛을 얼음에 채운 맛! 옳다, 그 맛이다.
김상용의 수필에는 신선로가, 박목월의 시에는 메밀묵이, 채만식의 소설에는 설렁탕이 소재로 사용된다. 이토록 시대에 따라 등장하는 음식, 이 시대의 음식 소재는 무엇일까?
역사 문화 캠프가 6회째로 접어들었다. 절기에 따라 음식 문화가 펼쳐질 예정이다.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과 부럼을 시작으로 삼짇날에 화전, 삼복에 보양식, 추석을 지나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 먹는 팥죽.....
우리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시대 음식은 피자나 햄버거...... 같은 것이겠지만, 선조들의 문화와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는 한국인의 전통의식과 음식 문화를 알아보려고 한다. ‘가자, 문화와 역사 속으로’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피자와 햄버거, 스파게티...... 이런 것을 가르치진 않아도 음식 문화와 입맛의 변천신성로가 등장한다. ‘명월관식 교자’에 따른 떡볶이와 컵라면, 소풍 김밥으로 역사 문화 수업에 한 쪽을 지탱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