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11월 14일 주일 새벽에 전화가 왔다. 대개 새벽에 걸려 오는 전화는 슬픈 소식이나 급한 소식이다. 그래서 목회할 때는 새벽이나 밤늦게 전화가 오면 전화 받기 전에 심호흡을 한 후 받곤 했다. 전화를 받자 “목사님 엄마가 방금 돌아가셨어요”하며 우는 희재 집사의 목소리였다. 나는 잠시 있다가 “그래요 천국 가셨군요. 이따가 예배드린 후 가려고 했는데” 하자 희재집사가 “목사님 아직 오지 마시고 나중에 결정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새벽에 전화 드려서 놀라셨지요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하며 전화를 끊었다.
희재 집사는 부모님과 브라질에서 살다 몇 년 전에 어머니가 암에 걸려 온 가족이 한국에 와서 어머니를 간호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아내에게 “어떻게 하나 친척과 친구들이 다 브라질에 있으니 여기는 아무도 없는데 장례식 인도는 누가 하나” 하자 아내가 “여기서 교회에 나가니까 교회에서 준비하겠죠” “그렇겠지”
우리는 화요일 새벽기도 드린 후 전철을 타고 가보니 가족들과 브라질에서 사귄 두 사람이 와있어 나는 속으로 “오늘 장례식은 쓸쓸하겠구나” 하며 아래층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흰가운을 입은 10여 명의 찬양대도 와있고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이 순서를 맡아 아름다운 천국 환송식을 갖게 되었다. 거기다가 담임목사님의 배려로 내가 마지막 축도를 하였다.
담임목사님이 말씀을 전하면서 “신정유 집사님이 5년 전에 교회에 등록하실 때 브라질에서 살다 암병을 얻어 한국에 와서 치료받고 있다고 하셔서 그동안 힘들게 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날은 안 보여 오늘은 많이 아프신가 보다 하며 마음이 쓰였는데 이렇게 하나님이 데려가셔서 안타까운 마음과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가 직접 천국 환송 예배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특별히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게 된 것이다. 나중에 들으니 교회 성도가 2,000명 이상 모이는 교회로 주로 모든 행사를 부목사님들이 하시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담임목사님이 직접 인도하신 것이다.
나는 모든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신정유 집사님의 남편에게 “김선생님! 오늘 교회에서 많이 오셔서 아름다운 장례식이 되었지요?” 했더니 “네 많이 놀랐습니다” 하고는 “교회가 이렇게 좋은 곳이군요” 할 때 나는 “그렇지요. 교회는 가장 슬플 때 큰 위로가 되는 곳입니다.” 이제 희재 아버님도 따님과 함께 교회 나가세요” 하니 “네 나가야지요. 이렇게 고맙게 해 주셨는데요 예수님 믿겠습니다” 하고 약속했다. 며칠 후 희재 집사 집에 초대받게 되어 브라질 전통음식인 훼이정을 대접 받을 때 희재 집사가 “목사님 아빠가 저와 같이 교회 나가고 있어요. 예수님이 어머니대신 아빠에게 구원의 선물을 주셨어요” 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감사하네요 예수님이 최고의 선물을 주셨네요” 하며 축복하였다.
이제 2021년은 지나갔고 2022년이 시작되었다. 모두 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어떠한 계획을 세우든 간에 우리의 생활 현장에서 아름다운 발걸음의 모습을 보여주자. 아름다운 발걸음은 어떤 발걸음인가? 로마서 10장 13절에서 15절까지의 발걸음이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그런즉 저희가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하셨다.
우리는 “시간도 없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예수 믿으세요! 하며 전도할 믿음도 없다”고 포기하지 말자 내가 매일 같이 돈 벌고 살아가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봉사하며 따뜻한 말, 감사의 말을 하여 사람들과 항상 좋은 관계를 갖고 사는 것이 전도요 아름다운 발걸음이다. 그래서 희재 아버지처럼 “교회는 이렇게 좋은 곳이군요”하는 말을 들으면 참 좋겠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