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주에 우리 부부는 강릉 주문진에 다녀왔다. 브라질에서 함께 교회를 섬겼던 최진필 집사님 부부가 7년 전에 한국으로 와 주문진 바닷가 앞에 있는 아파트에 자리를 잡아 여름에는 바다 구경, 가을에는 밤도 줍고 설악산 단풍을 보러 매년 다녀온다. 늘 갈 때마다 최 집사님 내외가 반갑게 맞아 주며 “목사님, 사모님 한 달에 한 번씩 오셔서 묵었다 가세요” 한다. 요새 한국에는 브라질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다. 내가 섬겼던 대한교회에서도 13가정이 와서 이곳 저곳에 살고 있고 서로 연락하며 만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좋은 만남을 생각 할 때 “사람의 일생에 좋은 만남과 헤어짐은 다시 더 좋은 만남으로” 만나게 됨을 깨닫게 하며 언제나 사람들을 대할 때 “삼가 누구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오직 피차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살전5:15)라는 사도 바울의 말씀대로 살기를 힘써야 되겠구나 생각했다.

 저녁을 먹고는 이런 저런 대화 중에 최 집사님이 약을 하나 보여주며 “목사님 이 약이 머리카락 생기게 하는 약인데 미국 겁니다. 아주 효과가 좋은거 같아요. 우리 큰 아이가 먹고 있는데 머리숱이 많아졌어요”하며, “저도 먹고 있습니다”하여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집사님 요새 가발이 아주 좋다는데요” 하자, “가발은 불편하지요. 여름에는 덥고...” 나는 50대 때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고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나이가 더 들어보여 아내가 염색 할 때 남은 것으로 염색하면서 속으로 “이거 너무 귀찮은데 나중에 가발을 써 볼까”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처조카 사위를 보니 사람이 훨씬 젊어 보여 왜 그런가 했더니 가발을 썼다. 조카가 결혼 전에 가발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남편 얼굴에 맞는 가발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컴퓨터 사업을 하는데 어떤 학생은 “할아버지”라고 하여 안되겠다 싶어 가발을 썼더니 “아저씨”라고 부르고 어떤 손님은 주인 동생 되냐고 하기도 한다면서 무엇보다 장사가 잘 되어 좋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미장원이나 이발소에 가 본 적이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이다. 둘이 다 곱슬머리라 대충 자르고 손으로 몇 번 머리를 털어주면 된다. 남자야 그렇다고 하지만 여자가 미용실에 안 가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한 번은 아내가 머리를 잘라 달라고 하는데 바쁜 일이 있어 나갔다 와 보니 자기가 잘랐다. 나는 뒷모습을 보니 머리카락이 밖으로 튀어나와 다듬어 주겠다고 하니 “괜찮다. 속으로 넣으면 된다”고 하길래 나는 “당신은 그렇게 가꾸지 않아도 빼어난 미인이니 정말 하나님께나 부모님께나 감사해야 된다”고 하였다.

 성경에 보면 머리털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그 중 삼하 18장에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아름다운 외모에다 머리털이 아름다워 많은 연인들의 사랑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가 아버지를 밀어내고 왕이 되어 아버지의 군사와 싸울 때 패하여 도망가다 그만 그의 머리털이 상수리나무에 걸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을 요압 장군이 달려가 심장을 찔러 죽였다. 아름다운 머리털이 아버지의 왕 자리를 빼앗는 교만이 되어 생명을 잃었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교회에서 “우리 목사님 염색하시는 것이 보기 좋은가 아니면 그대로 흰 머리카락이 있는게 좋은가”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해서 물어보았더니 “나이드신 분들은 염색하는게 좋다고 하고 젊은 사람들은 그대로가 좋다고 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나이 들면 누구나 젊게 보이는 것을 원하고 젊은이들은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을 안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주님이 내 머리카락 한 가닥도 다 세시고 계신다는데(마10:30) 가발을 쓰면 주님이 “야 얘가 와 이렇게 머리카락이 많아졌노 이상하네” 하실 것이니 가발로 주님을 놀라게 하는 것보다 백부장처럼 주님을 믿음으로 놀라게 해 드리고 싶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