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엊그제 차용조 선교사가 그의 페이스 북에 사진 하나를 올렸다. 분주하게 작업하는 공동묘지다.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어 포크레인으로 구덩이를 파고 오와 열을 맞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세상을 떠난 시신들을 처리하는 모습을 올렸다.
경각심을 갖고 조심하자는 취지가 엿보인다. 사실 최근에 남미선교지방의 아르헨티나 선교사가 중환자실에서 보낸 바이러스 감염보고와 퇴원까지 우리는 조마조마한 가운데 기도해서 그를 일으켰다. 상파우르에도 동료선교사의 감염소식에 철렁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코로나 바이러스 통계는 얼마나 정확한지는 의문이지만 영국 총리에 이어 브라질 대통령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라는 보도는 그 심각성을 말해주는 지표가 되었다.
유튜브 카카오톡 페이스북 동시 주일 영상예배
교회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성도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영상예배를 더욱 강화하자는 것, 영상예배 준비하는 모든 실무자들의 마스크 착용, 예배 후 당분간 공동식사를 폐지한다는 것, 매주 교회의 방역과 청소를 강화한다는 것 등 거리두기, 마스크, 손과 발 등의 소독 등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조치를 취했다. 오전 9시 주일예배 녹화는 유튜브 브라질선교교회, 카톡방, 페이스 북에 실시간 방송으로 예배가 드려지고, 11시에는 포어예배를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하고 있다.
교회 안에는 정민선과 박기락 둘이 영상예배 실무자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기도순서를 맡은 허옥찬 권사가 비장한 표정으로 동참했다. 반주자 까롤로스 목사와 안내를 맡은 김선영 사모가 앞뒤에서 조심스럽다. 예배시작 10분전, 스텐바이하고 있는 저에게, 진행자 정민선이 준비찬송이 나간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예배전 찬양 “이런 교회 되게 하소서” 화면이 강단 스크린과 동시에 유튜브와 카톡방에 뜨는지 확인한다. 예배시작 3분전 강대로 올라가라는 사인을 보냈다. 강대상에서 예배의 부름, 방송으로 말하면 오프닝 멘트를 준비하고 대기한다. 오전 9시 정각, 정민선의 큐 사인에 개회를 알렸다. 그리고 우리교회가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입례송인 찬송가 98장 예수님 오소서(채희동 작사, 이천선 작곡)를 함께 부른다. 가정과 일터, 그리고 교회에서 동시에 부르는 개회찬송이다. 이어서 찬송, 교독문, 신앙고백, 송가 3장 “성부 성자와 성령”, 기도, 주기도문송, 성경봉독, 말씀선포/하나님 입장에 단 한번이라도 서보자, 봉헌송, 봉헌기도, 교회소식, 파송찬송 505장 온 세상 위하여, 축도 순으로 맥추감사주일 예배를 순조롭게 드렸다.
교회홈페이지에 다 수렴하자고 합니다
성도들과 교감을 나누며 밀고 당기며 하나님께 드리던 예배는 성도들 대신 카메라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비대면으로 성도들과의 교감을 찾는다. 익숙하지 않지만 예배가 끝난 후 성도들이 찍어 보내는 인증 사진들이 교감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형티브이와 연결해 가족들이 함께 드리는 영상사진, 컴퓨터 모니터를 핸드폰으로 찍어 보내는 사진들, 아멘 샷을 보내는 성도들의 교감이 눈물겹다. 한국의 친구들의 반응도 감사한다. 밤9시까지 지키고 있다가 참여하는 모습에 감격한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싶어 속으로 짜증스러웠는데 얼마 전 김성일 집사가 정색을 하면서 “목사님 좀 더 장비를 보강해서 대면예배와 영상예배를 동시에 진행하면 좋겠어요.”
저는 한 술 더 떠서 예배뿐만 아니라 10년 가까이 브라질선교교회에 저장된 각종 자료들이 입체화되고 누구나 접근 할 수 있는 그런 교회 홈페이지를 제안했습니다. 일이 점점 커지지만 참 감사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