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Namolla 군! 생일 축하하네”
2025/04/18 01:53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정찬성목사.jpg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Namolla군은 8학년을 건너뛰고 9학년이 된 우리교회에 나오는 학생입니다.

 IQ가 세 자리수이고 머리가 참 좋습니다. 

 지난 두어 달 이상 그의 종합적인 ‘정신건강상담 프로그램’을 통해서 밝혀진 사실중 하나입니다.

 의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집단이 그를 만나서 인성, 암기력, 집중력, 병력까지 검사하고 그 결과를 놓고 쉼터 관계자와 상담사들의 의견을 포함한 조사보고서를 하나 건네받았습니다.

 신경심리학자인 ‘Ana’와 심리상담가인 ‘Rosemary’ 의 책임서명이 선명한 보고서는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있고 최종적으로 당사자와 면담이 정해져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에게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손자병법(孫子兵法) 가운데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나 몰라!, 나 안 해!” 란 말투 속에, 숟가락을 휘게 하고 젓가락을 구부려 보이는 분노에 찬 모습에 담긴 깊은 의미를 알아야 그를 올바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전문기관에 상담 및 검사를 의뢰하고 삼천 백 헤알을 지불하고 그 결과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매주 수요일에 시내 심리상담실에서 상담을 받고 교회에 들러 냉장고를 열어 간식을 먹는 그를 보면서 혹여 어느 주간에 안 오면 섭섭해집니다.

 두 주 전에도 “4월 20일이 자기생일”이라면서 “목사님은 자기 생일에 뭘 선물하실 것이냐”고 천진난만하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이 부활주일이기도 한데 넌 뭘 받고 싶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자전거를 생일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충동적인 젊은 아이들이 자전거 도로가 아닌 곳에서 곡예를 하며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하다는 내 기존의 생각과, 실제로 얼마 전 ‘나몰라’ 군과 그의 절친이 자전거를 함께 타다가 큰 사고가 나서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이 떠올라서 “위험한 선물은 절대로 너에게 할 수 없다”고 미련 갖지 않도록 단호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특별한 자네 접시에만 치즈케이크라는군

 그리고 지난 토요일과 주일에 우리는 또 만났고 생일잔치와 관련해서 “자전거는 안 된다. 다른 생일선물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봐라?”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자주 입었던 점퍼를 잃어버려 날씨가 조금 쌀쌀한 요즘 그 점퍼가 많이 생각나는 듯 점퍼를 생일선물로 해 달라고 했습니다. 

 걷기를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바람막이 점퍼가 필요한 듯 했습니다.

 14살 나몰라 군에게 목사내외가 줄 바람막이를 쇼핑에서 사서 포장까지 했습니다. 

 여선교회는 지난주일 예배가 끝난 후 부활주일(20일) 점심식사를 의논하다가 이 사실을 알고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고 생일 축하노래까지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나몰라 군(君)은 우리 모두의 사랑이 필요한 관심학생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7학년을 두 번 다니고 시험을 통과하여 9학년으로 월반한 그에게 ‘우리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는 연대감을 심어주고 온 교우들과 엄마들이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는 생일잔치가 되길 기대합니다.

 바람막이 점퍼가 세상의 온갖 비와 바람을 막고 따뜻한 온기를 보존해주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그의 인생에 바람막이 역할을 해서 온전한 신앙인, 반드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거듭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선교회 회장 이야기로는 생일축하노래를 함께 부르고 촛불을 끄는 의식은 보통 케이크이고 그가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는 특별히 ‘나몰라 군(君)’ 접시에만 올린다는군요. 왜냐하면 만 14살 되는 그는 우리 모두에게 특별하니까 말이죠.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ammicj@hanmail.net
"남미복음신문" 브라질 유일 한인 기독교 신문(nammicj.net) - copyright ⓒ 남미복음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