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지난 주간에는 며칠간 몹시 앓았습니다. 감기몸살이 왔나봅니다.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등판 살갗이 따끔거립니다. 피부에 뭐라도 접촉하면 통증이 왔습니다. 편도가 시원치가 않아서 침 넘기기도 불편합니다. 오슬오슬 몸이 떨려서 긴팔 옷을 찾아 입었습니다. 가끔 재채기도 하며 몸의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감기몸살에 걸렸어요!
“죽어도 강단에서 죽는 것이 영광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목사에게 강단은 영광의 면류관이라고 배워서 억지 춘향으로 힘겹게 주일준비를 계속했습니다.
월요일, 다섯 곡 찬송 정해서 반주자에게 보내기를 시작으로 설교 본문과 제목 정하기, 행사나 심방일정 챙기기 등등 한 주간 동안 할 일들을 정리하면서 월요일을 보냈습니다. 몸의 컨디션에 난조가 생긴 것은 수요 성서연구를 마친 후부터입니다.
화요일부터 수요성서연구 로마서를 강론을 준비합니다. 서른 번째 강론으로 “로마서 11장 1-10절,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자”입니다. 다들 바쁘셔서 그런지 수요성서연구 고정참가자는 “박금순 권사님, 한경은 집사님, 그리고 제 아내인 김선영 사모”가 전부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수요일 오후 2시로 정한 것은 식당을 하시는 성도님들을 고려해서 대부분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시간이라서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둘이 모이건 셋이 모이건 저는 이 강의를 주일예배 설교 준비하는 만큼의 비중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선배 중에 신학대학에서 교수를 하다가 은퇴하신 이덕주 목사는 대학교로 가기 전에 기관에서 일하는 목사들의 성경공부를 함께 할 때 “기관에서 목회를 하다보면 성경읽기에 소홀하게 된다면서 일부로라도 성경공부모임을 인도하는 것이 좋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평일 오후에 시간을 만들어서 친구가 출판사를 하는 “신앙과 지성사”에서 모인 적이 있었습니다. 갈라디아서를 함께 공부했는데 퍽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교회로 목회하러가기 전에도 성경공부모임을 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브라질선교교회에서도 수요성서연구는 참 모이기 어려운 성도들의 여건을 생각하면서 주일 오후에 할까? 아니면 교제를 미리 나눠주고 공부한 것을 제출하게 할까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론이 “목사에게 깊이 있는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로마서 깊이 공부하며 가르치기
유권사님, 로마서와 관련된 참고도서가 얼마나 많습니까? 아마 로마서와 관련된 책과 논문을 모으면 도서관이 하나 생길 정도일 것입니다. 저는 주석 두 종류와 세 가지 성경 본문 대조, 그리고 인천내리교회 김흥규 목사가 쓴 로마서 강해 1,2 <믿음으로 얻은 하나님의 의>와 <약한 자 VS. 강한 자>가 제 참고도서입니다.
유권사님, 수요성서연구는 제 자신이 제대로 성경공부를 하는 시간이며, 성경을 더 깊이 알기를 원하는 성도들에게 보너스와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마음에 ‘섭섭마귀’가 물러가고 마음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수요일 오전까지 준비해서 수요일 오후 2시에 만나는 수요성서연구는 제가 강단을 떠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지만 우선 목사 자신이 깊이 있는 성경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지켜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 중에 시간을 내서 같이 공부하길 원하는 성도가 한둘이라도 있다면 제가 공부한 것을 쉽게 풀어 함께 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비단 이런 생각은 목사만의 생각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아파도 감기로 고생을 해도 주일예배와 더불어 내 바쁜 삶 가운데 성경을 공부하는 성별된 시간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