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동지(冬至) 팥죽과 벽사(辟邪)와 축귀(逐鬼)
2022/12/29 22: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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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이 땅에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성탄카드를 보내는 원시적인 성탄절은 이제 거의 신화수준이고 상업화되어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성탄절과 비슷한 시기에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와 잡귀를 쫒아버리는 축귀(逐鬼)로 동지 팥죽을 먹는 계절입니다.

 연말과 연초의 기념일들

 동서양이 공통적으로 물건을 팔고 사는 행사가 몰려 있는 때입니다. 덩달아서 손으로 카드를 쓰고 연하장을 만들어서 손 편지를 쓰던 정성은 이제 핸드폰이 다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탄절과 연말연시의 연하장 그리고 동지풍습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해를 마무리합니다. 특별히 금년에는 주일에 우리 고유한 동서양의 절기들이 꽉차있습니다. 우선 12월 25일 성탄절이 주일이고, 1월 1일 신정이 주일이며, 구정인 설날이 1월 22일 주일이며 정월대보름 역시 2월 5일 주일입니다. 이어서 양력으로 춘삼월(春三月)을 향해 달려갑니다. 24절기 중의 하나인 동지에 팥죽 먹는 전통을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형초세시기』에 기록된 동지팥죽의 유래담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그대로 인용되어 있는데 내용은 지극히 짧다. 옛날 공공 씨(共工氏)에게 바보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 귀신이 되었는데 생전에 팥을 두려워했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 물리쳤다. 이 유래담을 통해 팥이 예전부터 악귀를 예방하는 의미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지팥죽은 역질이 된 아이 귀신을 쫓기 위한 것이며, 이러한 축귀행위와 팥죽 유래담은 동지팥죽이 벽사의 기능을 한다는 신앙성을 말하고자 부연(敷衍)된 이야기이다. 그래서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먼저 사당에 올려 동지차례를 지낸 다음 집안을 수호해 주는 주요 가신(家神)에게 올린 후 가족이 먹는다. 그리고 차례상에 올리기 전, 팥죽이 부글부글 끓을 때 국물을 떠서 대문이나 담, 집 앞의 고목 등에 뿌리는데 붉은 팥이 벽사(辟邪)와 축귀(逐鬼)의 역할을 한다고 믿어 예방하였다.]

 <조선의 동지팥죽과 그 사회성(최덕경, 역사민속학20, 한국역사민속학회, 2005).>

 동지 팥죽, 그 의미는 알고 먹자

 하지(夏至)가 낮이 제일 긴 날이라면 동짓날은 밤이 제일 긴 날입니다. 그리고 낮이 점점 길어지면서 봄이 오고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꽃소식이 이어집니다. 낮이 긴 하지에는 사람들도 부지런히 일하고 곡식들도 햇빛을 많이 쐬며 무럭무럭 자라며 풍년을 기약하는 때입니다. 그리고 동지는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밤이 긴 계절을 맞이하여 출출할 때입니다. 그래서 가을에 수확한 팥으로 팥죽을 쒀서 이웃과 나누며 설을 준비하기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동지 팥죽이 귀신을 쫒아내는 신앙적인 행위라고 믿고 팥죽을 쑤고 나눈다면 기독교인들로서는 장려할만한 일은 아닌듯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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