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주일 교회 다녀와서 저녁 무렵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어서 아내와 함께 아파트 뒤편 정류소에서 50번 버스를 타고 스타필드에 가서 맛있는 피자를 먹고 남은 것은 그릇에 담아 가지고 왔다. 둘이서 교통비 피자값 합쳐서 17,000원을 내고 먹는 즐거움의 소확행의 기쁨을 누린 것이다. 스타필드 안에 들어서니 곳곳마다 사람들이 차고 넘쳤다. 우리는 “야 돈이 없다는데 여긴 딴 세상 같다”하며 피자 파는 곳으로 가 보니 길게 줄이 늘어서 있어 오래 기다렸는데 먹는 것은 잠깐 먹고 왔다.
사람이 욕심을 쉽게 채울 수 있는 것이 식탐이다. 왜냐하면 다른 욕심들 즉 좋은 집, 좋은 차, 명품들은 다 갖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못 갖지만 먹고 싶은 음식이나 간식들은 적은 돈으로 원하는 대로 먹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것들은 너무 욕심을 부리면 죄라는 생각이 들지만 먹는 것은 죄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맛있다는 맛집들을 찾아다니고 또 이웃에게 소개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창덕궁에 가 보면 ‘임금님의 수랏상’의 모형이 있다. 먼저는 각 도에서 올라온 제일 좋은 고기와 재료로 만든 ‘진지상’이 있고 그다음은 술과 함께 안주로 준비한 ‘주안상’이 있고 마지막에 ‘다과상’이 있다. 이 음식들을 임금님이 드시고 아래 사람들에게 내리면 ‘하사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산해진미로 음식을 드신 임금님들이 대부분 40세에서 45세를 살다 가셨다. 이조 27대 임금님 중 70세 이상 사신 분이 몇 분 안 된다고 한다.
어떤 건강 통계기관에서 낸 자료에 “사람이 75세가 되면 몸의 아픈 곳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고 했는데 꼭 나에게 한 말인 것 같다. 작년 부터 병원에 가는 횟수가 많아지더니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병원을 가고 있다. 내가 아내에게 “내가 브라질에 있을 때는 병원에 별로 안 갔는데 한국에 와서는 자주 병원에 가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자 아내가 “브라질에서는 목회하느라 아플 틈이 없었지요. 그리고 병원에 가려면 통역하는 분을 데려가야 되니 참은거지요.” 하였다. 나는 아내 말에 “그래 여기 한국에 와서는 너무 편해졌어. 병원도 혼자 갈 수 있고 말도 잘 통하고 또 독립유공자 후손이라 치료비 혜택도 받고 그래서 자주 가는 가봐” 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병원에 자주 가는가. 잠도 잘 자고, 먹기도 잘하고, 배설도 잘하고 걱정거리도 없는데 하며 생각해 보니 두 가지가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너무 잘 먹고, 둘째는 운동을 너무 안 하는 것이 원인이었다.
요새 그 증거가 배가 너무 나와 바지 허리 단추를 잠글 수가 없어 혁대로 조이고 넥타이로 가리고 양복 윗도리 단추를 잠궈서 배 나온 모습을 가리고 입고 다닌다. 내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크리스천은 종종 담배를 피우거나 술 마시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지만, 식탐은 죄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식탐을 죄라고 말씀하신다. 잠언 23장 20~21절에서 “술을 즐겨하는 자들과 고기를 탐하는 자들과도 더불어 사귀지 말라 술 취하고 음식을 탐하는 자는 가난하여질 것이요 잠자기를 즐겨하는 자는 해어진 옷을 입을 것임이니라” 하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입맛의 즐거움을 주는 음식을 주셨다. 이러한 음식을 먹을 때 항상 절제하여 우리의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다(고전10:31). 요즈음 유행하는 말이 있다 ‘9988234’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만에 죽자.”라는 뜻이다. 나는 생명의 시간은 주님께 맡기고 사는 동안 믿음과 건강으로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상처 준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두 아들과 며느리에게 “예수님 잘 믿고 천국에서 만나자” 말하고 이삼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그러니 하나님의 성전인 나의 몸을 거룩하게 잘 관리해야 되겠다(레20:26). 감사하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