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부레옥잠 꽃이 피었습니다
2021/11/12 07:0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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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교회부지가 있는 교회 뒷마당은 늘 목사의 놀이 텃밭이다. 거긴 참 화초 밀도가 높다. 땅은 코딱지만 한 데 종류는 어마무시하게 많다. 아래층 내려가는 계단 한편에는 라벤더 민트 바질 허브 화분이 밑에까지 차 있다. 요즘은 그래도 복합비료를 뿌려주고 물에 희석해서 줘서 거름기 먹은 검푸름이 있다.

 11주년 교회 뒷마당 식생 경쟁

 가운데는 커다란 천막이 자리를 차지하고 그 안에는 장의자 셋, 탁자가 자갈밭에 그득하다. 그리고 세면 공간에는 나름대로 식생경쟁이 한창이다. 계단을 내려가서 제일먼저 만나는 벽면에는 슈하스코 틀이 있고 그리고 무궁화, 커피, 만지오까, 고구마, 리치, 칸나, 그라비올라, 벤자민, 수국, 군자란과 이름 모를 난과 식물들이 있다. 물론 물토란이 황소만한 아파리로 사람을 반긴다. 안쪽에는 돌미나리 밭과 물봉숭아가 생존경쟁에 참여한다. 그리고 다른 벽면과 이어지는 코너에는 넝쿨식물이 싱싱하고 부추와 열무, 그리고 들깨를 시험재배하고 있다. 뽕나무와 강황이 주인을 잘못 만나서 특이한 식생을 이루고 있고 벽면 끝에는 바나나가 열광적으로 자란다. 그 중에 한 줄기에서는 바나나가 주렁주렁 층층으로 열려서 교회 뒷마당 랜드마크가 되었다. 마주보며 오른쪽 면에는 사막의 장미 두 그루, 무궁화 세 그루, 천사의 나팔이 야생토마토를 호위병으로 자리한다. 한쪽 면은 포장된 마당과 화장실 가는 길과 연이어 있어서 뭘 심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알로에와 선인장과 다육식물 화분을 땅과 에어콘 실외기 위에 쭉 놓았다. 이렇게 네 면에는 화초들, 그리고 가운데는 대형천막을 치고 열 명 남짓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런데 오늘 교회 뒷마당에 대한 이야기의 변죽을 울리고 정작 이야기 할 것은 아직 못했다. 그것은 축하의 전령 부레옥잠 이야기다. 계단 내려오면서 정면에 조그마한 인공 연못이 있다. 분수도 있고 폭포도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물배추, 파피루스, 부레옥잠이 그득하다. 어항에서 키우는 물풀도 두어 종류 자라고 있지만 이름은 못 외웠다. 물고기도 몇 번 키우는 시도를 했는데 잘 안 되고 민물 돔인 찔라피아 한 마리가 외롭다. 그래도 연못의 식생이 잘 되고 있어서 이제 물고기 공급만 잘 하면 좋을듯하다.

 12주년에는 ‘두리 하나’ 될 수 있길

 그런데 최근에 부레옥잠이 보라색 꽃을 피웠다. 한 대가 올라온 것인데 이것이 신호탄이 되어서 계속 꽃을 피울 것이 분명하다. 뒷마당에서 땀 흘리며 스트레스를 삭이고 있는 감성적인 목사에게 창립 11주년을 미리 축하해주고 있어서 감격했다. 하나님께서 “정목사, 릴렉스하시게나!” 전도서 기자가 내가 준 영감을 이해하면서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고 말씀하시는 듯했다.

 오늘은 교회 창립 11주년 현수막을 달면서 세월이 벌써 11년, 그동안 세 번이나 교회분리 시도가 있었고 두 번은 수그러들었는데 이번에는 상파우르의 어떤 교회와 함께 도모하는 분리시도가 있어 안타깝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 11주년이다. 내년 이맘때, 부레옥잠이 다시 필 때는, 까롤로스 목사가 주보에 ‘한-브가 ‘하나’ 될 수 있도록 쓰는 ‘두리하나’가 한국인 교우들끼리 하나 되는 역사로 승화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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