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아내의 ‘환갑빔’과 결혼기념일
2021/02/26 01:3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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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최근에 아내가 생일을 맞았습니다. 금년에는 특별히 환갑(還甲)입니다. 참 세월이 무상합니다. 그리고 결혼기념일이 닥쳤습니다. 지난 2013년 02월 2일 그가 평생 섬기던 정동교회에서 늦깎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페북 악동인 김정일 아나운서가 최근에 결혼사진을 올리면서 내 기억을 상기 시켰습니다.
 하루 종일 발품 팔아 원피스 장만
 평생을 일과 결혼해서 살던 그가 이스라엘 성지 순례길 수태고지 교회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한국에 돌아온 후, 혼자 살던 날 만나서 고난의 목회길에 동참한 지 벌써 8년입니다. 그리고 금년 1월에 만 60 생일인 환갑을 맞은 것입니다. 금년엔 사진 한 장 찍어 액자에 넣어 기념하는 것으로 맘을 정한 그녀는 기념선물이나 기념행사와 관련해서는 요지부동(搖之不動)입니다.
 허옥찬 권사가 예쁜 목걸이와 팔지를 선물 한 것이 있어 거기에 어울리는 원피스라도 한 벌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부근의 아울렛으로 출동했습니다. 특별한 생일선물이니 거절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갔는데 막상 내 것만 고르고 정작 자신은 그림자만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약간 속이 상했습니다. 이러다가 무능한 남편 소리 듣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지경입니다. 이럭저럭 내 반바지와 아내의 티셔츠도 사면서 한나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보니 배가 고팠습니다. 제법 두꺼운 스테이크를 파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한번  ‘환갑빔(?)’ 고르기에 도전했습니다. 삼색 가로, 혹은 세로로 된 심벌들이 서양의 국기인 것처럼 괜찮은 옷 메이커 삼색 로고가 있는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단아하지만 눈에 확 뜨이는 물건들이 진열 칸들을 가득 채웠습니다.
 사이즈에 맞는 여러 벌의 옷들을 챙기게 해서 일단 입혀보는 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또 그냥 나가게 생겼습니다. 할인이 많이 되는 옷이라는 이유를 들어 한 벌 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명품매장 근처에서 또 기회를 보고 있는데 체크무늬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개발한 영국의 의류브랜드 앞에서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그 매장으로 들어가서 비를 피하자고 하고는 들어갔습니다. 비가 오는 동안 이것저것 눈에 띄는 것을 골라 입혔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아울렛 아이디어를 준 김집사에게 선을 보이면서 기정사실화하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추천도 받고 그러면서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무지개 축하받으며 결혼기념일 쇼핑 마무리
 장미꽃으로 가득한 예쁜 원피스가 화려하지는 않아서 예배시간에 입어도 좋겠다고 했고 본인도 동의를 하는듯해서 계산대에 가서 일을 끝냈습니다. 입어보게 하고 결심하고 가격을 조정하면서 내 물건이 되었을 때쯤에는 햇빛이 쨍하게 났고 커다란 무지개가 떴습니다. 근심으로 가득한 아내에게 하나님께서도 무지개로 동의하셨다고 얼버무리면서 의미 있는 날의 쇼핑을 마쳤습니다. 이직 결혼기념일 선물 나눔은 남아있습니다만 그 일을 또 추진하면 큰 싸움 날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장미원피스 입고 가족사진 찍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유권사님, 60갑자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있는 일월과 이월 초는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더 건강해서 몇 년 안 남은 임무 잘 마치고 연로한 부모님들이 계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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