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도시, 기업, 가정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너클핀
2020/12/04 21:2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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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우리 동네 한국식당이 드디어 13개가 되었다. 최근에는 깜비나스에서 한식당을 하던 분이 지점 형태로 또 한곳을 열었다. 선의의 경쟁상대가 한곳 늘어서 벌써 다른 식당들이 긴장들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더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알기로는 신라, 박가네, 베스트, 하모, 가람, 고향집, 아산, 강남, 비담, 비원, 항아리, 그린, 바루 등 13곳이다. 인구에 비해서 미래지향적인 낙관론으로 무장한 식당개업은 흥망성쇠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기업들이 순서를 정해놓고 회식을 돌아가면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모두모두 흥해야한다는 격려성 순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경쟁관계다. 음식철학이 있어서 우리는 이런 철학으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소리는 별로 듣지 못했다.
 같은 음식도 그 값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음식은 어떤 집에 가야 전문성이 있다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다. 어떤 집도 그 메뉴가 다 비슷비슷하다. 음식 맛도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소비자가 큰 고민 없이 아무식당이나 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지역의 음식점들은 식구들이 먹는 음식과 파는 음식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감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만일 우리 지역의 음식점들 가운데 식구들 식탁음식과 손님상의 음식이 다르다면 그건 걱정이다. 집에서 먹는 음식과 파는 음식이 식재료나 조미료가 다르고 조리과정이 다르다면 안 될 말이다. 손님을 인격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식당들을 대하는 시각의 변화가 있어야 할듯하다. 혹시나 고향사람이어서 그 집으로 가야한다는 생각, 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잘해주니 우리 회사는 어떤 식당을 밀어준다던지 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식당들도 만천하에 내놓을 수 있는 우리 식당의 주력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제일 잘하는 식당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을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는가? 짜장면이 먹고 싶을 때 가는 식당, 곰탕이 먹고 싶을 때 가는 식당, 비빔밥이 먹고 싶을 때 가는 식당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불고기, 해물탕, 갈비 등등 비교적 전문화된 음식이 입소문으로, 맛으로 정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기업들도 공동쿠폰 발행, 회식자리 순번제 실시, 식사 대금 현금 지급 등의 섬세한 배려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식당이나 교포 가게들과 호흡을 같이 해서 모든 교민들이 지금 여기서는 기업차원의 난국극복의 노력이 우리에게 힘을 주고 있구나 하는 공감대로 충만했으면 좋겠다.
 이럴 리는 절대 없을 것이고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 지금처럼 다 어려워서 13개 모두가 문을 닫아 한 끼 식사를 하거나 회식자리가 마땅치가 않아서 현지인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잡숫고 함께 파이팅은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니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저도 살면서 피치 못할 이유로 현지인 식당을 갈 때가 있지만 집에 와서 김치 국물이라도 마셔야 속이 개운한 경험은 나 혼자의 경험이길 바란다.
 유권사님, 어디 식당문제만 있겠습니까? 어린 아이들과 함께 브라질에 오면 5년쯤 근무하고 귀국하게 될 때 초등학생이 되거나 중학생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 연장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에 가서 교육충격을 해소하면서 적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제학교가 있는 도시로 주거지를 옮기면 외국에 나와서도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할 수 없이 주말부부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국도 아니고 브라질에 와서까지 주말부부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 때문에 말입니다. 기업전체가 겪는 이런 고충을 한국공단이 있는 이 도시당국에 국제학교를 건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이나 직원들이 주말부부로 살도록 방치한 기업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늘 남습니다. 품질은 세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노력하면서 가정의 행복과 삶의 질, 자녀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깜비나스나 상파우르 등에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 가족들이 교육환경개선을 통해서 이 도시에 다 모여 산다면 13개 식당들도 더 바빠질 것이고,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나 교육시설 등등 모두가 다 상승효과를 거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한국기업과 교육당국, 피라시카바 시까지 모두 윈윈(win-win)하는 것이 아닐까요? 국제학교 유치는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들, 그리고 식당들까지 함께 행복을 누리는 ‘너클핀’이라고 생각합니다.
 <너클핀: 마차 바퀴나 굴러가는 도구에 밖으로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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