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전도사님! 누가 우리 교회 차 앞에 주차를 해놔서 못나가요?” 전도사 시절 어느 날, 아이들과 공원 산책을 가려는데 학생 하나가 알려준다. “그래? 가보자.” 난 약 10여명의 학생들과 주차장으로 갔다. 소형차 한대가 주차장 입구를 막고 서있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도 아무도 모른단다. 아이들은 울상이 되어 있었다. 나는 난감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아무 일없는 듯. “야, 여기 남자들 중 누가 제일 힘쎈지 한 번 볼까?” 아이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한하여 날 쳐다보더니 몇 녀석이 씩 웃는다. “남자 4명만 나와봐!”. 7명이 나온다. 말 더럽게 안듣는다. 나는 그 중 3명을 제하고는 모두 소형차 앞으로 소집했다. “각자 차를 손으로 딱 붙잡아! 부품잡지 말고 몸체를 잡으란 말야! 알았어?!” “네~”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리듬에 맞춰 들었다놨다 하다 셋 하면 뒤로 뺀다. Ok?” “네!” 나까지 5명은 그렇게 소형차를 애워쌌다. 동네 사람들 다 구경나온다. “자, 하나 둘 셋!” ‘크으욱~’하는 타이어 소리와 함께 차가 뒤로 시원하게 빠진다. “와~!” 여기저기서 함성이 들린다. 아이들도 자신감이 생겼는지 다음엔 더 힘을 냈다. 약 5번 만에 버스를 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 버스에 올랐고 나도 운전석에 앉는데 그 광경을 보시던 한 집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다. “역시 우리 전도사님은 대단해! 리더십있고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 난 못들은 척하고 아이들과 공원을 향했다.
갑자기 웬 뜬금없는 자랑질이냐고? 아니다. 사실 고백할 것이 있다. 그렇게 대단하고 리더십있는 전도사 밑에서 교육받았던 그 학생들 중 지금도 신앙을 지키는 녀석들은 많지 않다. 그들에게 카리스마있고 친근하기도, 우직하기도 하였던 형같은, 삼촌같은 전도사였는지는 몰라도 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고 그 분을 따라 사는 법을 가르쳐주기보단 그들이 나를 의존하고 모든 것을 채워주며 만족을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교회를 떠난 이후 녀석들은 오래 방황을 하다 결국은 많이 교회를 떠나버렸단다. 왜였을까? 그것은 바로 나의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난 아직도 그렇다. 자신감 넘치고, 겁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교만하고 오만하고..
동맥경화 증세가 있어 검사를 받던 중 신장수치를 확인한 의사가 놀라더니 심장은 문제도 아니라며 바로 다음 날 나를 입원시켜 시술을 받고 가슴에 튜브를 달았다. 그리고 입원하여 매일 투석을 받는다. 퇴원해도 신장이식 때까진 매1회 4시간, 일주일 3번 투석을 받아야 한단다. 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심장이 먼저일 줄 알았는데.. ‘솔직담백’이니까 솔직히 털어놓겠다. 이렇게 두려워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첫날 혼자 방에 있다 호흡장애가 왔다. 페닉이 온 것이다. 간호사들이 진정제를 가져다 주었고 난 그제야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난 조용히 주님을 찾았다. “주님.. 무서워요..”. 간절한 기도가 흘러나왔다. 가슴에 단 튜브가 너무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때, 주님께서 조용히 나로 내 손을 그 튜브에 얹게 하셨다. 그러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 다음 날 오전, 다시 투석을 받으러 가는데 입에서 찬양이 흘러나왔다. 감사가 넘치고 기쁨이 넘쳤다. 그리고 난 알았다. 이것이 더 이상 내 자신감에서 나오는 찬양이 아니라는 것을. 이것은 온전히 주님을 의존하고 신뢰하는 마음에서 흐르는 찬양이었다. 그리고 그 때 이런 음성이 들려왔다. “자, 이젠 전부 나한테 맡겨.. 힘 좀 빼고..”